尹, 초유의 순방 순연…총선 앞 국정 공백 최소화 '승부수' [용산실록]
2024-02-14 15:41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외국인 투자기업 대표들과 연 오찬 간담회에서 마틴 행켈만 독일 상공회의소 회장 등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주를 목표로 준비해왔던 독일과 덴마크 순방을 최종적으로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순방 순연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오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당분간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4·10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생을 챙기고, 국정공백을 최소화해 야당에 ‘공격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두 국가의 순방을 여러 요인 검토 끝에 순연키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이 예정된 해외 방문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은 처음으로 이번 사안은 독일, 덴마크와도 상호 간 양해를 받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국내 현안, 대내외 상황, 국제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순방을 순연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총선이 채 두달도 남지 않은만큼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로도 보인다.

특히 의대 정원 확대를 놓고 의사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북한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는 등 각종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의료 공백 등 리스크를 안고 순방길에 오를 경우 국내 상황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을 잠재우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그간 윤 대통령의 잦은 순방을 놓고 각종 공세를 펼쳐온 야당과의 수싸움에서도 승기를 잡으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많지는 않지만, 과거에도 역대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순연한 사례도 있었다. 2015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따른 국민적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미국 방문을 전격적으로 연기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 또한 당시 사전에 미국에 이해를 구하는 대신 주요 안건인 한반도 정세 및 동북아 외교환경 변화, 경제 협력 등은 이어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 또한 순방 순연을 통해 일정에 여유가 생긴만큼 총선 전 남은 시간도 국민과 소통 확대에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와 관련해 최근 “공무원 마인드나 정책 제공자가 아닌, 이를 체감하는 국민 입장에서 주제를 만들고 준비해라”고 대통령실 참모진에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주제를 직접 국민들에게 와닿는 것으로 바꿔달라”, “우리가 제도를 ‘만들어준다’는 접근 대신 국민이 ‘왜’ 어려워하는지, ‘어떻게’하면 체감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이 일환으로 윤 대통령이 주문했던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들과의 만남도 조만간 성사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가 직접적인 어려움을 듣고, 부처와의 협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통해 노동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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