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길 막힌 지방은행, ‘최저 연 3.1%’ 주담대 대환대출 사활
2024-02-15 16:52


5대 주요 지방은행 전경.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신청액이 4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지방은행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지방은행은 통상 기업대출 위주로 영업을 늘려왔지만, 지난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오르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성 초기 단계인 주담대 갈아타기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우위를 점할 경우, 담보가 있어 위험이 적은 대출로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구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3.1% 수준으로,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달 초(3.26%)보다 0.16%포인트 내렸다. 같은 날 기준 광주은행도 3.47%, 경남은행 3.56%, 부산은행 3.66%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전북은행만 상대적으로 높은 7%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가 연 최저 3.59%인 것을 감안하면 지방은행이 상당히 낮은 수준의 금리를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구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주담대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병규 DG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취지에 맞게끔 대환대출을 할 때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낮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저희 전체적인 전략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한도가 250억원 정도로 정해져 있는데, 금융감독원의 여러 가지 가이드가 있기 때문에 그 추이를 보면서 조율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DGB대구은행 제공]

지방은행은 지난해 말 일부 은행이 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하고 총 대출마저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총 대출 중 기업대출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지방 기업대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연체율 상승 우려에 대출 문턱을 높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기업대출 증감률을 살펴보면 전북은행(+2.1%)을 제외하고 광주은행(+0.9%)과 부산은행(+0.1%)이 0%대를 기록했고, 대구은행(-0.6%)과 경남은행(-0.2%)는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각 지방은행의 연간 기준 원화대출 성장률을 봐도 일제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 많게는 12%, 최소 7%대의 대출 성장률을 유지했지만, 지난해엔 최대치가 7.1%, 최소치가 1.7%로 쪼그라들었다.

시중은행과 달리 고객 예·적금으로 자금을 충당하는 지방은행은 금리 매력으로 우대금리 조건이라는 허들을 돌파하고 저원가성예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이체와 신용카드 소액 사용, 부동산 전자계약서 전자등기 등 가벼운 요건을 비롯해 다자녀 세대, 모범 납세자 등 우대금리 요건을 부여하고 있지만 낮은 금리를 찾는 소비자는 충분히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핀테크와의 제휴도 적극 나서고 있다. 광주은행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핀다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고, 경남은행은 카카오페이, 부산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토스 제휴를 통해 고객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모바일 앱 이용 고객은 지방 고객으로 한정돼 있는 편”이라며 “수도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에 입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