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부동산 투자, 은행보다 적지만 손실위험은 더 커” [투자360]
2024-02-16 09:56


뉴욕 맨하탄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삼성증권은 16일 최근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주가 폭락으로 촉발된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리스크가 올해 국내 금융사들의 실적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자·김재우·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사들의 올해 실적 결정 변수 중 하나가 상업용 부동산이 될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작년까지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손실을 상당 부분 인식해오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사업장 단위 점검 방침 아래 올해 관련 손실 인식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3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총 15조20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미국 비중이 56.6%에 달한다.

다만 이들은 국내 은행들의 손실은 해외 은행에 비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 오피스와 멀티 패밀리(다세대 임대 주택) 자산 비중이 낮고, 선순위 대출 비중이 크며, 손실을 이미 선제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 설명이다.

이경자·김재우·정민기 연구원은 "이들 3대 금융그룹 산하 증권사들이 보유한 해외 CRE에 대해서 유가증권 손상차손을 이미 지난 2∼3년에 걸쳐 보수적으로 인식했다"며 보유한 관련 자산의 원금 대비 6.9%(신한) 및 16.9%(하나)를 이미 손상차손으로 인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증권사들의 익스포저는 제한적이지만 질적 측면에서 열위 자산이 많아 상대적으로 손실 가능성이 은행보다 크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6월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8조3000억원으로 보험(21조7000억원), 은행(9조8000억원)보다는 적다.


이들은 "현재 증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체투자 자산은 임대 안정성 및 향후 매각 가능성 등 질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인 자산들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증권사의 대체투자 딜의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증권사들은 대체투자 자산을 자기자본을 통해 먼저 인수하고 국내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셀다운 방식의 영업을 지속했기 때문에 현재 증권사 장부에 남아있는 자산은 팔리지 못한 질적 열위에 놓인 자산들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 역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해왔고, 많은 회사들이 연말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에서 빅 배스(big bath·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손실 처리하는 것)로 대체투자 관련 비용을 적극 인식해 추가 부담은 낮아진 편이다.

이들은 "상업용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금융업종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국내 금융사들이 선제적으로 거액의 충당금을 적립해온 만큼 급격한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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