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효과’ 저평가株 68% 상승랠리
2024-02-19 11:14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의 시그널만으로도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종목들의 경우 ‘3분의 2’ 이상의 종목에서 주가 상승효과가 확연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는 주가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종목별 상승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주주환원 확대 여부와 현금 체력 수준, 장기적 지배 구조 개선 노력 등을 통해 ‘옥석 가리기’를 해야만 이달 말 구체적인 주가 부양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종목에 성공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PBR 1배 미만 종목 중 68.05% 주가 상승=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대비 지난 16일 종가까지 코스피 시장 내 PBR 1배 미만인 종목 529개 중 주가 등락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종목의 수는 360개로 68.05%에 달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민생토론회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 거론한 바 있다. 1주 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권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에서 ▷PBR·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공시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오는 26일 발표된다.

저 PBR주의 강세에 힘입어 전체 코스피 지수 역시도 최근 한 달간 6.05% 상승했다. 지난 한 달간 PBR 1배 미만 종목별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대표 저 PBR 섹터로 꼽히는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주, 지주사주, 자동차주가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고배당 종목으로 여겨지는 보험·은행·증권 섹터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주요 종목들 가운데 주가 부양 수혜에서 빗겨난 종목의 특징은 ‘어닝 쇼크’ 등 리스크 때문이었다. 한화솔루션(-10.99%)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128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롯데칠성(-6.73%)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3% 감소,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을 280억원이나 밑돌았다.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 주가는 7.35% 하락했다.

▶“저 PBR株 옥석 가리기 필요...수출 회복 시 업사이클 장기화 가능”=국내 증권가에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될 예정인 오는 26일까지 저 PBR주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가 재확인되며 저 PBR주의 상승세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코스피를 단숨에 2600대로 올려놓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공격적인 순매수가 확인 중”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저 PBR주가 테마화되면서 ‘옥석 가리기’에 대한 필요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지배 구조 개선이 장기적으로 지속됨으로써 실제 정책 개선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종목인지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 PBR주 중에서도 주주 가치 제고에 기업 정책을 집중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기대되거나 배당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익 창출 능력이 유효한 업종과 종목으로 슬림화 될 전망”이라며 “단기 과열과 급등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기 위해선 ‘현금 체력’ 확보가 우선인 만큼,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을 중심으로 저 PBR주를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수출에 의존한 한국 경제의 특징상 저 PBR 우량주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위해선 수출 회복 등 실적 개선이 필수적 조건이란 분석도 있다.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경우 주요국의 통화 정책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장기화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등 하방 리스크가 상존한 상황”이라면서 “수출 회복 예상 산업의 실적 개선 전망이 나오는 만큼 자동차, IT 섹터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시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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