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쏠트래블’, 4영업일 만 10만좌 돌파…역사속으로 사라진 환전 수수료[머니뭐니]
2024-02-20 10:30


[신한은행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금융권 외환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무료 환전과 해외 결제·출금 수수료 면제 등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신한은행이 출시한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4영업일 만에 10만좌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불붙은 환전 경쟁에 시중은행도 각종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등 전 금융권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선 외환수요 선점이 비이자수익 확대에 주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쏠트래블 체크카드 불티나게 팔려…하나-토뱅-신한 3파전 치열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 14일 출시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출시 6일 만에 10만1120좌 판매량을 기록했다. 은행 영업점 등이 문을 열지 않는 주말까지 감안하면, 4영업일 만에 10만좌를 돌파한 셈이다. 이는 역대 신한은행 금융상품 중 판매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수준이란 설명이다.

신한은행의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전세계 30종 통화에 대해 100% 환율우대를 제공한다. 최근 타 금융사가 ‘환전·해외결제 수수료 0원’ 정책을 고수하면서 출혈경쟁이 펼쳐지고 있는데, 신한은행 역시 신한카드와 손을 잡고 환전 수수료가 없는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외환대전에 참전한 것이다.

후발주자인만큼 서비스는 ‘수수료 0원’에서 더 나아갔다. 해당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전세계 1200여개 공항 라운지를 상·하반기 각 1회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해외 400여개 가맹점에서 최대 10%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미국 스타벅스 등 주요 매장에서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협업해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다양한 카드 디자인 등 국내외 다양한 금융 혜택을 담은 결과 ‘쏠트래블 체크카드’가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몰입’ 조직으로서 고객 필요에 꼭 맞고 남다른 가치를 선사하는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가 외환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토스뱅크 제공]

앞서 ‘평생 무료 환전’이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들 들고 나온 토스뱅크의 외화통장 역시 출시 3주만에 60만 계좌를 달성하는 등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토스뱅크 측은 “하루 평균 2만8500여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며 “약 3초에 한 명이 외화통장을 개설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별도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외화통장 계좌를 이용하기 위해 체크카드를 연결한 고객도 5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출시 3주 만에 103개국에서 토스뱅크 체크카드가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수수료 무료 정책을 처음 대대적으로 내세워 시장을 선점한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 역시 누적 환전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점유율 확장에 힘쓰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 수는 370만명, 누적 환전액은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체크카두 점유율이 40%에 육박하는 트래블로그는 올해 그 수치를 50%까지 높이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진행한 트래블로그 팝업스토어 현장. 홍승희 기자

선제적으로 외환 시장에 진입한 3사의 뒤를 이어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은행들도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오는 4월 중 해외 이용 특화 카드인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카드에는 환전 수수료 면제 등 파격할인이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는 환율 100% 우대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도 100% 수준의 환율우대를 제공하는 외환서비스상품을 출시 검토중에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 신상품 판매에 전 직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통 레거시 금융사들과 토스뱅크 등 혁신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비이자이익에 외환수수료 중요성 더 커질 것”

향후 은행권의 외환 대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여행 수요가 계속적으로 늘고있을 뿐 아니라, 외환 수수료이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 은행들이 환전 수요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는 외환 수수료이익이 향후 금융사의 비이자수익 순위를 결정할 만큼 주요한 요소가 될 거란 전망 탓이다. 4대 금융의 지난해 기준 비이자이익은 10조5189억원으로 전년(6조8390억원)과 비교해 3조6799억원(53.8%)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을 벌어들이기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 등이 선행된 결과다.

하지만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사태 등 금융 소비자들이 은행의 투자상품에 가입했다가 원금이 손실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아예 은행에서의 투자상품 판매를 줄이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비이자이익에는 신탁수수료,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증권 수수료 등 다양한 항목이 있는데, 자산관리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 외환 등의 비중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생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전에는 원금 초과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만 ‘고위험 상품’으로 구분됐지만 최근에는 파생 구조가 녹아있는 모든 비예금 상품을 고위험 상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은행권에서 투자상품 판매를 줄이면 외환 등 다른 항목의 비이자이익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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