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전쟁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자국 군인 3만1천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600억 달러(약 79조9500억원) 군사 원조가 전장에서 자국군 운영에 필수적이라고 호소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금 지원이 한 달 내 실현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무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장에서 입지가 더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선의 압박은 매우 거세다"며 "우리는 100m씩, 50m씩 (영토를)잃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전략적으로 사람을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며 그런 이유로 영토를 내줄 수밖에 없는 우크라이나군의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영토 탈환을 위한 대반격 작전에 사실상 실패한 후 최전선인 동부에서 전략 요충지를 한 곳씩 잃고 있다.
최근에는 굳건한 요새로 삼아왔던 전략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빼앗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핵심 도시를 러시아 공습에서 보호한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는 다른 국가에서 지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전쟁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자국 군인 3만1천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연합]
이처럼 러시아의 집중 공세로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가 군사 원조의 속도를 높여달라고 미국에 말하고 있지만, 미국 정가의 예산 다툼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예산안은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지지 못하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야당 공화당 내 강경파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불만을 품고, 다른 의제와 연동해 이를 협상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자국 군인이 3만1000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고 AFP 등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과 그의 거짓말쟁이들이 말하는 30만명이나 15만명은 사실이 아니다"며 "하지만 이런 각각의 죽음은 우리에게 거대한 손실"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군 사망자를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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