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해 12월 1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연임을 확정지으며 ‘2기 체제’에 들어간다. 관례 상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임하는 만큼, 사실상 최 회장의 ‘대한상의 시즌2’가 개막하는 셈이다.
서울상의는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정기의원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제25대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한다.
이날 총회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등 서울상의 의원 70여명이 참석한다. 최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 참석했다 귀국, 총회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상의 회장으로 재추대된 뒤 내달 21일 열리는 대한상의 임시 의원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 연임을 확정 짓게 된다. 상공회의소법에 따르면,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1차례 연임할 수 있다.
2021년부터 대한상의를 이끌어온 최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경제인 중 처음으로 회장직을 맡아 활발히 활동하며 대한상의의 위상을 강화했다. 취임 초기부터 ‘경청 리더십’을 앞세워 정부와 재계 사이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하며 ‘재계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취임 첫해에 만든 개방형 의견수렴 사이트 소통플랫폼으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소통플랫폼 출범 2주년을 맞아 ‘소플’로 개편했다.
최 회장은 또, 신(新)기업가정신 확산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안착에 앞장섰다. 최 회장은 지난 2022년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시킨데 이어, 지난달 처음으로 열린 ERT 멤버스데이에서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신기업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직접 ‘바이 바이 플라스틱(BBP) 챌린지’에 동참하는 등 기업들의 ESG 경영 실천을 독려키도 했다.
최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아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엑스포 유치를 끝내 성사시키진 못했지만 민간 외교관으로서 대한민국 기업들의 글로벌 인지도 강화, 신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등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2기 체제’에서 한층 더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각종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오는 4월 총선이 예정된 만큼, 이후 제22대 국회에서 쏟아질 각종 경제정책들과 관련해 재계와 산업계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줄 전망이다. 여기에 오는 11월에는 미국 대선도 예정돼있어 어느 때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불확실성도 크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4월 총선도 있고 11월에는 미국 대선도 있는 만큼, 국내외 모두 정치·경제적 변화가 클 수밖에 없다”며 “대한상의가 앞으로도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적극 대응에 나서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내달 물러난다.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대표이사로 내정된 우 부회장은 내달 14일 효성중공업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다만, 내달 25일까지인 대한상의 부회장 임기는 채울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상근부회장으로는 박일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거론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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