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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엄마, 10년 전 그때 왜 비트코인 안 샀어?’란 원망 들을까 걱정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나만 그런거야?”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또 한번 7만달러 벽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고래’로 일컬어지는 ‘큰 손’ 투자자들의 수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두 달 만에 약 20만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오전 7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94%(642.23달러) 오른 6만9209.99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오후 7시 20분께 비트코인 가격은 또 한번 7만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역대 최고 가격은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께 기록한 7만199달러(시장 평균 7만88달러)다.
이날 블랙록의 현물 ETF가 대규모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는 소식은 가격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공시한 자료를 통해 이 회사의 현물 비트코인 ETF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ETF(IBIT)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19만5985개라고 밝혔다.
IBIT가 지난 1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거래를 시작한 이후 두 달 만에 약 20만개를 사들인 것이다. 이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보다 큰 규모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지난달 26일 공시를 통해 19만3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이후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했는지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다만,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위해 최근 7억달러 규모의 자본을 조달하기로 책정했기에, 더 늘어날 수는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블랙록의 IBIT는 출시 이후 하루에 수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하는 등 현물 ETF 가운데 다소 성격이 다른 그레이스케일의 GBTC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상품이다.
그레이스케일의 GBTC는 다른 ETF와 달리 자사가 운용하는 비트코인 펀드(GBTC)를 ETF로 전환한 바 있다. GBTC는 거래 이후 약 20만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했지만, 여전히 40만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덧붙였다.
일명 ‘고래’라고 일컬어지는 비트코인 1000개 이상 보유 ‘큰 손’의 수도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블록체인 시장조사 시관 룩인투비트코인에 따르면 ‘고래’들의 고유주소는 1월과 비교해 100개 이상 늘어난 2104개로 집계됐다. 4만달러 선에 거래됐던 당시 가격과 비교해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래들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매수해 보유 중이라는 의미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텔레그래프는 이에 대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앞서 고래의 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지난 2021년 2월로, 고유주소 수는 2489개에 이르렀다.
여전히 오는 4월 4차 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추가 가격 상승을 점치는 핵심 근거다. 비트코인 반감기란 채굴자들이 받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을 뜻한다. 블록 21만개가 쌓일 때마다 보상 금액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는 신규 공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 외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로이터 통신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 앞에서 수익률이 높거나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과 같은 자산으로 자본을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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