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8.6세대 IT OLED 설비 반입식 모습. 이광수((왼쪽부터) 부사장(구매팀장), 조성순 부사장(글로벌인프라총괄), 유환규 이루자 사장, 안태혁 원익IPS 사장, 오흥식 엘오티베큠 사장, 이토 히로유키(Ito Hiroyuki) 캐논도키 사장, 홍성천 파인엠텍 회장, 최주선 사장, 이청 부사장(중소형사업부장), 문성준 HBT 사장, 이승호 아이씨디 사장, 이병준 부사장(경영지원실장), 김경한 부사장(IT기술팀장).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노트북, 태블릿 등 IT기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 8.6세대 IT OLED 라인에 첫 설비를 반입했다. 최근 OLE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에서 초격차를 발판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8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8.6세대 IT OLED 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A6 라인 설비 반입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8.6세대 규모의 IT OLED 분야에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00만개의 노트북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지 약 11개월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최주선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과 캐논도키, 원익IPS, 파인엠텍 등 협력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A6 라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L8 라인을 개조해 구축하는 8.6세대(2290mmⅹ2620mm) IT 전용 OLED 라인이다. 삼성의 6번째 OLED 라인이자 완공되면 전세계 OLED 라인 중 최고 세대 라인이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주요 설비를 설치,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IT기기용 OLED 사업화에 나선 후 시장을 선두하고 있다. 특히, 현재 노트북용 OLED 시장을 사실상 독점 중이다. 지난 한해에만 글로벌 노트북 브랜드 17곳과 협력해 50종 이상의 노트북용 OLED를 출시했다.
IT기기용 OLED 시장은 5년 내 큰 폭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격전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IT OLED 시장 매출은 2024년 25억3400만달러(3조3800억원)에서 2029년 89억1300만달러(11조8900억원)로 연평균 28.6%의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거세다. 시장조사 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전체 OLED 시장에서 3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중국 BOE 등 경쟁사들이 출하량을 대폭 늘린 탓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8.6세대 양산이 시작되면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 수준인 6세대 설비의 생산능력은 연간 450만대인 반면, 8.6세대 설비는 연간 1000만대 생산도 가능하다.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이 한층 올라갈 전망이다.
앞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IT용 OLED는 패널 사이즈 확대로 기술적 요구사항이 더 높다”며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에 비해 더 유리한 구도를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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