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에 활용되는 고철제품들. [포스코 뉴스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가 ‘국내 철스크랩(고철) 산업’ 육성 방안 수립을 목표로 일본 현지에 시찰단을 파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탄소 감축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원료로 여겨지고 있는 철스크랩의 산업화를 꾀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3사 시찰단은 최근 일본 간토 지역 폐자동차 가공업체인 세이난그룹과 산업폐기물 가공업체 토코금속 등 철스크랩 관련 제작·가공업체를 찾았다.
3사는 현장에서 철스크랩 가공과 폐기물이 처리되는 과정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협회, 철스크랩 유통이 가능한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철스크랩도 함께 현장을 시찰했다.
철스크랩은 그동안 불순물이 많아 고급강을 만들기 어려워 철강업계에서는 비교적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탄소배출 절감’에 대한 이슈가 커지면서 빠르게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최근 고로에서 만든 쇳물(용선)에 전기로에서 철스크랩을 활용해 생산한 쇳물(용강)을 섞어 고급강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철스크랩과 전기로를 활용해 고급강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만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포스코가 오는 2026년을 복표로 광양제철소 내 전기로 건설 작업에 착수하면서 향후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이난과 토코금속은 오랜 시간 철스크랩 가공산업을 영위해온 업체들이다. 특히 세이난 그룹은 철스크랩 조업에 들어가는 필수설비인 ‘슈레더’를 6기 보유해, 철스크랩 가공과 폐기물 처리까지 전과정을 담당한다. 철강 3사의 시찰단 파견은 철스크랩 분야에서 사업 노하우 확보 차원의 행보로 보인다.
철스크랩의 국내 산업화는 아직 일천한 수준이다. 철스크랩은 ▷가전제품과 자동차에 쓰였던 고철을 재활용하거나 ▷제철소에서 제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자투리로 나온 철 ▷자동차·가전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남은 가공철스크랩을 활용해 제작하는데,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철 재활용’의 사업화가 부진하다. 영세 고철업체들이 이를 담당하는 데, 철스크랩을 선별하는 슈레더의 가격은 최소 대당 2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산 철스크랩의 자급률은 현재 85~9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보다 철강 업력이 긴 일본과 미국·유럽의 철강업체들이 자회사를 설립해 철스크랩을 생산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부족한 물량은 현재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아직 국내에서는 철스크랩이 산업화가 덜 되고, 지역별 고철업체들에 의존하면서 정량화·계량화된 판매기준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 3사가 철스크랩 산업화를 추진하게 되면 향후 대기업 자본을 투입해서 생산설비를 도입하고, 지역 고철 업체와 연계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철강 3사 측은 “시찰단을 파견한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사업화가 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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