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기대 이하의 졸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태만, 이강인의 하극상 등 갖가지 구설수를 낳았던 축구대표팀에서 이번에는 전지훈련 중 돈을 걸고 카드놀이를 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지난달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팀장급 직원 A 씨를 직위해제했다.
그는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를 앞둔 지난 1월 3일부터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중 일부 선수와 함께 한국에서 가져온 칩을 사용해 카드놀이를 했다.
축구협회 조사 결과 이들은 숙소 휴게실에서 칩당 1000∼5000원으로 설정하고 카드놀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게임당 가장 크게 진 선수가 잃은 돈은 4만∼5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하는 '마트털기'와 비슷한 수준의 '게임'일 뿐, '도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마트털기'는 선수들이 골대 맞히기 등 게임을 하고 마트에 함께 가 패자가 승자들이 원하는 물건이나 식료품을 다 사주는 놀이로, 소집훈련 중 종종 했다는 것이다. 선수 휴게실에는 카드, 장기, 바둑, 보드게임, 플레이스테이션, 노래방 기기, 윷놀이 등이 비치돼 있는 만큼 여가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허용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선수들의 생활을 관리해야 할 A 씨가 함께 카드놀이를 한 것은 자체 규정을 위반한 행동이라고 축구협회는 판단했다. 대회 기간 스태프들은 선수들과 접촉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이 최대한 대회에 집중할 수 있게 하도록 지침을 내렸음에도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는 A 씨와 주변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 A 씨에 대한 징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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