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UVNT 아트페어 갤러리애프터눈 부스에 방문한 관람객들. [갤러리애프터눈]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정말 신기해요. 유럽인에게는 생소한 한국 신진 작가 그림일 텐데, 무섭게 다 팔려 나갔어요.”
김아미 갤러리애프터눈 대표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느낀 미술시장의 열기에 깜짝 놀랐다. 갤러리애프터눈은 마드리드 UVNT 아트페어에 출품한 박지영·안소희·고범주 한국 신진 작가의 신작 12점을 모두 ‘완판’했다. 작품당 가격은 최소 1000달러에서 최대 7000달러 선이었다. 특히 안소희·고범주의 작품이 불황 속 해외 미술시장에 소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작품 판매 결과는 이례적이다.
김 대표는 “사전 판매로 80%가 이미 판매됐다”며 “콧대 높은 유럽시장에서 예상보다 높은 호응을 받아 다소 얼떨떨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선하다’는 현지 평가가 정말 많았다. 한국 신진 작가의 역량이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욱 뜨겁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가 박지영 작품 전시 전경. [갤러리애프터눈]
갤러리애프터눈의 컬렉션을 관통하는 주제는 고요한 일상 속 잔잔한 위트다. 화면에는 이를 바탕으로 한 작가만의 화풍이 개성 있게 담겼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던 박지영은 지난해부터 자연 풍경을 중심으로 한 오일 페인팅을 작업하고 있다. 특히 그는 자연의 빛이 아름답게 번지는 순간을 포착해 그림을 그린다. 그의 그림에서 그야말로 적막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에 싸인 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 이유다. 지난해 3월 개인전을 연 그는 국내는 물론 프랑스 파리, 인도네이사 자카르타, 대만 타이베이, 미국 마이애미에서 100여 점을 판매한 ‘완판 작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상 속 평범한 순간을 포착하는 안소희의 작품에서는 작가의 나른한 위트가 읽힌다. 화면 속 인물의 표정과 포즈는 현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그 사이 어딘가에서 모호하게 존재한다.
마드리드 UVNT 아트페어 갤러리애프터눈 부스에 방문한 관람객들. [갤러리애프터눈]
작가 고범주 ‘TRAVI’ 시리즈 작품 전시 전경. [갤러리애프터눈]
최근 몇 년 새 미술시장에서 무섭게 성장 중인 고범주는 주목받는 신진 작가 중 한 명이다. 익살스럽고도 신비롭게 그려진 그림 속 작가의 캐릭터 ‘트레비(TRAVI)’는 관람객과 함께 나만의 보물을 찾는 당신의 친구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되묻는 것만 같은 트레비와 황량한 사막 속에서 생명이 깃든 꽃을 발견하기도, 가지만 앙상한 나무 옆에서 햇빛을 피할 수도 있다. 고 작가는 “트레비가 사는 세계를 어떻게 하면 더 실감나고,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드리드 재단인 마리아 크리스티나 마사베우 피터슨(María Cristina Masaveu Peterson) 재단은 마드리드 UVNT 아트페어 사전 판매에서 고범주의 트레비 시리즈 작품 1점을 구매했다.
한편 이달 7~10일 열린 마드리드 UVNT 아트페어는 올해로 8년 차를 맞았다. 올해는 한국 갤러리로는 갤러리애프터눈이 유일하게 참가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