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갯민숭달팽이(블루드래곤). [BBC]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 텍사스 해변에 파란색과 은빛이 섞인 신비한 색깔의 바다생물이 출몰했다. 일부 사람들은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한 종류를 떠올리게 하는 그 모습에 호기심을 보이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녀석이 매우 강한 독성을 갖는 만큼 절대로 만지지 말 것을 경고하는 상황이다.
영국 BBC는 1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해변에 일명 '블루 드래곤'으로 알려진 푸른갯민숭달팽이가 대거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블루 드래곤은 바다 민달팽이의 일종이다. 1인치 크기(약 2.5cm)의 작은 생물은 파란색과 은빛이 섞여있다. 생김새도 독특하지만, 날개처럼 생긴 부속지를 보이며 배영하듯 물 위를 떠다니는 모습도 신비롭다. 이에 '블루 엔젤', '살아있는 포켓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체동물' 등 별명을 갖는다.
하지만 블루 드래곤은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특징을 품고 있다. 그것은 독성이다. 평소 자기보다 몸집이 더 큰 해파리도 잡아먹는 블루 드래곤은 해파리 독을 손가락과 발가락 부위에 저장한다.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되면 이를 내뿜는다.
물 속에서 침을 쏘는가 하면, 죽은 후에도 독성을 그대로 남겨두는 특징도 갖고 있다.
이러한 블루 드래곤에 쏘이면 통증과 접촉성 피부염, 메스꺼움, 구토, 호흡 곤란 등을 겪을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텍사스 A&M 대학교 해양 생물학자 제이스 터넬은 "사람들이 실수로 블루 드래곤을 밟거나 겉모습에 반해 집었다가 정말 많이 쏘인다"며 "쏘이면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다. 누군가 바늘로 피부를 긁는 듯한 느낌이 최대 3시간까지 간다"고 경고했다.
이어 "쏘였다면 식초나 따뜻한 물을 통증 부위에 부어주되, 바다에 들어가거나 모래로 문지르지 말라"고 덧붙였다.
블루 드래곤은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주로 포르투갈 등 유럽 해역에서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점차 서식지가 확장되고 있는 데 대해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한 요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블루 드래곤은 독성이 매우 강한 고깔해파리와 청해파리를 주식으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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