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세에도 국내 배터리 빅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량·고안전성·장수명 배터리 개발을 통해 미래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총 연구개발 비용은 1조374억원으로, 2022년(8760억원) 대비 18.4% 증가했다. 2021년만 해도 6540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매년 가파르게 증가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동차 전지 분야를 비롯해 스마트폰·전동공구 등 소형 전지 분야, 전력망·주택용 등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김동명 최고경영자(CEO) 사장 직속으로 차세대 배터리 연구 전담 조직인 ‘미래기술센터’도 신설했다. 이 센터에서는 리튬황·전고체·반고체등 차세대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또 미국·독일·폴란드·중국·일본 등에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수원 삼성SDI 연구소.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1조1364억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투입했다. 이는 2022년(1조764억원)과 비교해 5.6% 증가한 수치다. 2021년에는 8776억원 수준이었다.
삼성SDI는 전기차용 각형·원형 전지를 비롯해 모빌리티용 원형전지, 정보기술(IT)용 파우치 전지, ESS 전지 등을 개발 중이다.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소재와 전극 기술 및 공정, 설비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SDI는 SDI 연구소, 공정·설비 R&D 센터, 중대형 전지·소형 전지·전자재료 사업부에 연구개발 조직을 두고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SDI연구소 산하에는 R&D 해외연구소를 운영해 글로벌 연구개발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력용 고에너지 ESS 모듈 개발, 원형셀 수명 전극구조 및 열화 분석 등의 연구과제를 완료했다. 이 밖에도 차세대 전고체 전지, IT용 배터리 급속충전 기술 개발 등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SK온 충남 서산 공장. [SK온 제공]
SK온 역시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연구개발 비용을 확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2207억원을 투입했다. 2022년 연간 연구개발비로 집행한 비용이 2346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작년 4분기를 합산할 경우 전년도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온은 선행연구, 셀 개발, 시스템 개발, 차세대 배터리, 생산기술로 나뉘어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 중이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분야에 있어서는 고에너지, 고출력, 장수명 등의 성능을 보유함과 동시에 안전성이 보증된 셀과 모듈, 팩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폼팩터 다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각형 개발에 나서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고, 원통형 전지 개발도 시작했다. SK온이 그동안 파우치형에만 집중해 왔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고객군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폼팩터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배터리 외 주목하는 분야는 BaaS(Battery as a Service)와 ESS 사업이다. SK온 관계자는 “BaaS 사업을 위해 기본적으로 차량 및 배터리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BaaS 인공지능 플랫폼과 배터리 진단 기술 등을 통해 실시간 배터리 모니터링, 이상 감지 및 잔존가치 인증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SK온은 ESS는 규모 및 성장성 측면에서 미국과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에 집중하고 있다. 잠재적으로는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시장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