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5개월여 이어지면서 가자지구 북부의 경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상적인 경제 활동잉 불가능해진 가운데 지역의 토호와 갱단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가자시티에 살고 있던 수하 알람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라파로 피난을 떠났다. 아직 가자시티에 남아 있던 친구에게 집 상황을 확인해 달라 했는데 친구의 답에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집은 공습에도 완전히 무너지는 것은 피했지만 누군가가 무너진 벽의 구멍을 뚫고 들어가 모든 것을 훔쳐갔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실향민들은 피난길에 북부의 집이 약탈 당했다는 소식을 대부분 듣게 된다. 텔레비전과 주방용품, 가구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물건이 갱단에 의해 약탈됐다. 이스라엘 군이 북부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다지만 이들 갱단의 약탈 행위는 전혀 억제 되지 않고 있다.
황당한 것은 약탈을 당한 피해주민들은 임시 시장에 나온 자신의 물건을 다시 돈을 내고 사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런 임시 시장은 징역의 토호와 갱단, 사업가들이 주도하는 전시 경제의 일부이다.
가자 지역의 토호 들은 오랜 기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권력을 지원해 왔다. 각 가문은 보다 큰 가문에 순응하면서 협력하고 함께 행동하면서 이득을 취해왔다.
국제구호기구들은 이들 토호가 2가지 방법으로 부를 축적해 왔다고 말한다. 국제구호기구들과 상인들에게 구호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 구호품을 몰래 훔쳐 헐값에 팔아버리는 것이다.
지난 1월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내 토호 세력을 이용해 가자지구를 임시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제사회는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미 이스라엘의 공언은 현실화되고 있다. 몽둥이와 총으로 무장한 남성들이 호송대 위에 올라타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떠돌자 이스라엘은이 영상을 근거로 하마스가 원조 물자를 훔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가자지구내 NGO들이 고용한 일종의 자경대다. 구호품을 굶주린 주민들로부터 지키며 적절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는 갱단과 토호세력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게 NGO들의 설명이다.
이스라엘의 구호품 차단은 이들 갱단과 토호 세력의 배를 불려주는 상황이다. 긴급 구호품을 마련하는 데 관여한 한 서방 외교관은 지난해 12월 이스라엘과 연계된 사업가들의 화물차들이 케렘 샬롬에서 이스라엘로부터 상품들을 싣고와 가자지구 내에서 높은 값에 판매했는데 하루 뒤 인도주의적 원조 물품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이 사업가들에게 원조 물품을 통과시키는 시점을 미리 귀띔해주고 폭리를 취하도록 부추긴 셈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한 전직 관리는 “7~8명의 개인들이 가자지구 경제를 통제하도록 허용한 상태”라며 “이스라엘이 키우고 있는 것은 군벌주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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