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파리 개선문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 [AP]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사망했다는 가짜뉴스는 러시아 언론이 퍼트린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찰스 3세가 서거했다는 주장이 담긴 정체불명 메시지는 이날 오후 갑자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이에 영국의 외국 주제 공관들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바로 잡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가짜뉴스의 중심에는 러시아 언론이 있었다.
러시아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보도했고, 러시아에서 유명한 경제신문인 베도모스티가 자사 텔레그램 채널에 이 소문을 공유하며 가짜뉴스가 확산했다는 것이다.
베도모스티는 의장용 군복을 입은 찰스 3세 사진에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사망했다"는 캡션도 달았다.
이 보도물은 235만명 이상 구독자를 가진 친정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레아도프카 등 러시아 인터넷 채널들을 통해 퍼졌다.
버킹엄궁의 공식 성명이나 영국 방송 BBC의 사망 확인 보도가 없는데도 레아도프카는 찰스 3세의 사진 옆에 "왕실 홍보실에서 다음과 같이 발표한다. 국왕이 어제 오후 예기치 않게 세상을 떠났다"는 글이 적힌 문서 이미지를 올렸다.
공식 발표문인 양 꾸며진 이 문서 이미지에는 3월18일이라는 날짜까지 달렸다.
이 이미지 파일은 재작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망했을 당시 버킹엄궁에서 나온 발표문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누가 만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온라인 언론매체 가제타루는 처음에는 "찰스 3세 국왕이 사망했다. 이것은 버킹엄궁에서 발표했다. 군주는 75세였다. 그는 최근 암 진단을 받았다"고 썼지만, 이후 "동시에 영국 공식 언론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보도하지 않았다. 아마 이 정보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문구를 넣어 수정했다.
러시아의 유명 미디어 편집자도 이 기사를 게재하고 "나는 사실인지 아닌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찰스 3세 사망 루머 관련 '밈'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었다.
가디언은 찰스 3세 사망 루머가 러시아에서 확대재생산된 점을 전하며 "왕실의 이야기는 마침내 러시아의 바이러스성 허위 정보라는 새로운 전개를 맞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가짜뉴스가 퍼진 후 우크라이나 주재 영국 대사관은 엑스와 페이스북 계정에 "찰스 3세의 죽음에 관한 뉴스는 가짜"라는 글과 이미지를 올렸다.
아제르바이잔 주재 영국 대사관도 소셜미디어 계정에 동일한 게시물을 게재했다.
앞서 영국 왕실은 지난달 5일 찰스 3세가 전립선 비대증 치료 중 암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치료를 받으며 대외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공무는 계속 수행했다. 버킹엄궁도 찰스 3세가 업무 중인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꾸준히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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