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리에 ‘가자 즉각휴전 촉구’ 결의안 제출
2024-03-21 15:32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강조하며 가자지구 침공전을 지지하던 입장에서 벗어난 결단으로 실제 휴전을 끌어내는 영향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현지 매체 알 하다스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의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결의안을 제출했고 이는 지금 안보리 앞에 있다"며 "우리는 각국이 이를 지지하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근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 휴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완성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조치는 미국 정부가 가자지구 내 민간인들의 인도주의 위기를 두고 이스라엘 정부와 갈등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민간인 보호 요청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최근 거센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휴전에 대한 강제조치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안보리 결의안은 그런 맥락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한층 더 강력한 메시지로도 관측된다.

이스라엘의 최우방이자 안보동맹국인 미국은 지난해 10월 개전 이래 유엔 안보리에서 제기된 휴전 요구 또는 촉구 결의안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 이사국 등 15개국으로 구성되는데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표결에서 최소 9개국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P5) 중 어느 국가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를 위해 하마스를 전면 해체하고 새로운 안보질서를 구축하겠다며 가자지구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가자지구 내에서 개전 이후 숨진 이들은 3만1000명을 넘어섰고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봉쇄 상황에서 현지 주민의 인도주의 위기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부 도시 라파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을 두고도 계속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이 그동안 '안전지대'라고 밝혔던 라파에는 현재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40만명의 피란민과 주민이 몰려 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격할 경우 전례 없는 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과 주변국들은 이를 만류하고 있으나 이스라엘 전쟁내각은 공격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미국과 주변국들의 압박과 중재 속에 중립국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서도 네타냐후 정권의 강경론과 맞물려 뚜렷한 돌파구는 나오지 않고 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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