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 미인박명의 대명사 F-14 톰캣[오상현의 무기큐브]
2024-03-24 09:56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오늘 소개해드릴 무기는 무기계 미인박명의 대명사 F-14 톰캣입니다.

왜 무기계의 미인박명일까요? 일단 아름답습니다. 외형을 보면 지금까지 나왔던 항공기 중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 탑건에 나오고 이 디자인을 참고해서 마크로스나 건담과 같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에도 나온다는 것만 봐도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외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외형만 아름다울까요? 아닙니다. 성능도 당대 최고였습니다. F-14 톰캣이 나타나면 그 어느 전투기도 대적할 엄두를 못 낼 만큼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F-14는 냉전이 극심했던 1960년대 소련이 고성능 공대함 미사일을 최신 전투기에 장착해 미국의 항공모함을 먼 거리에서 폭격할 수 있다는 위협 때문에 개발된 항공기입니다.

즉 함대 장거리 방공용으로 적의 항공기 뿐 아니라 각종 대함미사일까지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됐죠.

미 해군의 이같은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그루먼사는 AN/AWG-9레이더와 AIM-54 피닉스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한 항공기를 만들었습니다.

1960년대에 개발된 AN/AWG-9레이더는 최대 300㎞ 거리에서 24개의 공중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었고 사거리 150㎞에 달하는 AIM-54 피닉스 미사일을 사용해 목표물 6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기술로는 이 정도 능력을 갖춘 레이더와 미사일이 굉장히 무거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1만5000파운드급, 에프터버너를 사용하면 2만 파운드급 TF-30P 터보펜 엔진 2개를 장착한 비행기가 탄생했습니다.

길이 18.6m, 폭은 날개를 펼쳤을 때 19m, 접었을 때 11.4m, 최대이륙중량은 32.8t입니다.

최고속도 마하 2.34로 항속거리가 3000㎞, 전투행동반경은 930㎞, M61 발칸과 앞서 언급한 피닉스 미사일, AIM-7 스패로우, AIM-9 사이드와인더까지 장착해 그야말로 막강한 공대공 전투능력을 과시했습니다.


톰캣이 가장 눈에 띈 이유는 역시 가변익입니다.

속도와 고도에 따라 자동으로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양력과 항력을 조절해 기체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독수리가 하늘을 유유히 맴돌 때는 날개를 넓게 펼치고 있다가 목표물을 발견하고 사냥을 시작할 때 날개를 뒤로 젖히고 빠르게 하강하는 원리와 같은 겁니다.

1970년 12월 21일 초도비행에 성공한 F-14는 1972년 전력화됐고 1974년 9월에 본격 실전배치를 시작했습니다. 퇴역했던 2006년까지 미 해군은 550여대를 도입했고 이란이 79대를 운영했습니다.

1960년에 초도배치됐던 F-4 팬텀을 아직도 쓰고 F-14톰캣 보다 2년 늦게 나온 F-15 전투기는 지금도 주력기로 사용되는데 이 아름다운 F-14는 어째서 32년 만에 단명하게 됐을까요?

다수의 군사 전문가들은 F-14 톰캣의 구조적인 한계를 그 이유로 꼽습니다.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채택한 가변인은 시스템이 복잡하고 제작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복잡한 구조 때문인지 개량형이나 파생형도 3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초창기에는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주력기종으로 사용했는데 역설적으로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고양력장치와 고출력 엔진이 등장하고 고성능 유도무기와 스텔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갔다는 겁니다.

이런 기술 발전은 저고도 침투나 도그파이트 같이 고난도 기동을 하는 공중전의 필요성을 떨어뜨리는 전술적 변화도 불러왔습니다. 때문이 굳이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계속 써야 하나? 라는 한계에 봉착하게 됐습니다.

운영유지비용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톰캣은 해외 판매가 되지 않은 기체였습니다. 단 한 국가 이란을 제외하고는 미국만 사용했습니다.

무기의 해외수출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제작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 같은 제품의 부품 단가도 낮출 수 있어 운영유지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F-15가 우리나라와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등 7개 나라에서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활약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죠.

이란에 F-14를 판매한 것도 톰캣의 쓸쓸한 최후를 만드는 데 한 몫 했습니다.

절친했던 이란이 이슬람혁명 이후 반미국가가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때문에 2006년 퇴역 이후 F-14의 부품이 적성국가인 이란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소량의 전시용 기체를 제외하고는 전량 폐기처리 됐습니다.

지금 우리 경공격기 FA-50이 다양한 형태의 파생형으로 해외에 수출되면서 제법 쓸 만 한 다목적전투기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FA-50이나 KF-21이 F-14가 아닌 F-15처럼 롱런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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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럿= 기자 오상현 / PD 김정률, 우원희, 박정은, 김성근 / CG 임예진, 이윤지 / 제작책임 민상식 / 운영책임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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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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