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응급 구조대원들이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 마을의 크로커스 시청에서 잔해를 치우고 있다. [타스통신]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러시아 은행·기업들이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모스크바 테러 피해자와 가족 등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고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를 포함한 12개 은행은 이번 참사 피해자와 가족, 가장 가까운 친척 등에 채무를 탕감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베르방크 측은 "당국으로부터 테러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나 부상자 정보를 받아 작업하고 있다"며 "지원은 모든 부채 탕감이나 각 특정 사례에 부합하는 다른 옵션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저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마이크로 파이낸스(소액 대출회사)협회도 모든 소속 회원에게 테러 피해자 부채 탕감에 관한 권고안을 보냈다.
협회 관계자는 "아직 모든 회원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회원들이) 이 계획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뿐만 아니라 유통·요식업계 등도 테러 피해자 지원 방침을 내놨다. 다수 대형 소매점과 레스토랑 등은 수익 일부를 피해자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테러 발생 후 러시아 패스트푸드 체인 '브쿠스노 이 토치카' 등은 피해자들을 위해 수혈에 나선 시민에게 음식과 음료수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러시아 철도청과 아에로플로트 등 러시아 항공사들도 테러 사망자나 부상자 친척 등을 모스크바까지 무료로 수송하는 지원에 나선다.
이번 테러 발생 이후 맞은 첫 주말 러시아 전역에서 쇼핑몰이나 식당 등을 찾은 방문객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분석업체는 보안 이유와 참사 희생자 추모 등 영향으로 지난 23∼24일 러시아 내 쇼핑센터를 찾은 방문객은 전주보다 15∼20%, 모스크바 지역 쇼핑몰 방문객은 30∼35% 줄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내 한 레스토랑 체인의 경우 지난 주말 예약 취소율이 100%에 달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당국과 쇼핑센터협회 등은 고객 보안 강화를 위해 모스크바에 있는 쇼핑센터 약 500곳에 민간 경비업체 등에 소속된 무장 경비원을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쇼핑센터 방문객 수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최소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있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벌어진 총격·방화 테러로 2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지금까지 어린이 3명을 포함한 137명이 사망하고 152명이 부상했다. 현지에서는 사망자 수가 143명으로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다.
크로커스 그룹은 24일 자사 웹사이트에 "그들의 더러운 손으로 파괴된 것은 복원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현지에서는 공연장 복원에 95억∼114억루블(약 1400억∼17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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