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의회가 26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안을 비준하고 있다. 이날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하면서 스웨덴은 나토 합류를 위한 30개 모든 회원국 동의를 확보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번주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오는 7월 미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정상회의 준비를 본격화한다.
1일(현지시간) 나토에 따르면 나토 32개국 외교장관이 3, 4일 양일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 모인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합류한 스웨덴이 32번째 회원국 자격으로 참석하는 첫 장관급 회의다.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일(4월 4일)에 맞춰 열리는 것이기도 하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유럽 군사력의 핵심인 핀란드와 스웨덴의 합류로 몸집이 한층 커진 안보동맹의 위상을 과시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 둘째 날 창설 75주년 기념식도 별도로 개최된다.
이번 회의에선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국과 나토 유럽 회원국 간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만큼 나토 집단방위 체제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한편 연대·결속을 다지는 계기로 삼을 전망이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확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럽 회원국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한다면 재집권 시 나토에 잔류할 것이라며 발언 수위를 조절하긴 했지만 유럽 국가들이 방위비 지출이 불충분하다는 시각엔 변함이 없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고전하면서 러시아발(發) 안보 위협이 한층 고조된 것도 나토로선 걱정거리다.
나토는 지난해 정상회의에서 각국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2%'로 합의했으나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번 회의에서도 유럽 국가의 방위비 지출을 더 늘리고 역내 무기 생산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추가 조처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나토 동부 최전선 국가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10년 전에는 2%가 좋았지만 전면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3%가 요구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는 3년 연속 한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나토의 아·태 4개 파트너국(A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이 초청됐다.
나토는 2022년 외교장관회의부터 이들 4개국과 별도 회의 세션을 마련해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같은 해 열린 마드리드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2022 전략개념'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하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과 접점을 늘리려는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지난해 회의에는 장관 일정상 이유로 이도훈 당시 외교부 2차관이 대리 참석했으나 올해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직접 참석한다.
올해 회의 세션에서는 북·러의 군사적 밀착과 관련된 현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서도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임기 연장에 실패하면서 감시망 공백을 메우기 위한 국제 공조가 절실해진 터다.
이에 조 장관의 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한미 등 외교장관의 연쇄 양자 회동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회의가 같은 해 하반기에 열리는 정상회의 준비 회의 성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토는 올해 워싱턴 정상회의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아·태 4개국 정상을 초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미 정부가 7월 미국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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