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닿으면 개인정보 순삭” 도용위험 원천봉쇄…웨어러블 ID카드 나왔다
2024-04-01 12:01


피부에 부착해 사라지는 정보패턴 이미지.[서울대학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신분 증명, 신용 거래에 사용되는 QR코드와 같은 전자데이터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체온을 통해 개인정보를 숨길 수 있는 차세대 웨어러블 ID 카드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고승환 교수 연구팀이 체온에 반응해 정보를 사라지거나 나타나게 하는 정보 패턴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실생활에서 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정보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자 데이터의 활용이 높아지는 만큼, 개인정보 도용 및 침해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개인정보를 필요에 따라 암호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존 정보 암호화 기술은 자외선이나 고온의 열과 같은 에너지원이 필요해 실생활에서의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상전이(물질의 성질이 바뀌는 현상)를 통하면 투명해지는 성질의 액정탄성체를 활용, 이 탄성체의 위상을 국소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레이저의 높은 해상도를 활용해 부분적으로 위상을 제어해 투명도를 조절함으로써 QR코드와 같은 정보 패턴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상전이 온도를 사람 체온 수준으로 낮춰 탄성체가 피부 체온에 닿으면 투명해지는 현상으로 정보 패턴이 사라지게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부분적으로 빛에 반응해 구동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피부에 부착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정보 패턴을 암호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빛 조사를 통한 원격제어 및 패턴 암호화 디지털 이미지(위)와 열화상 이미지(아래).[서울대학교 제공]

특히 정보 패턴을 제작하고 암호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작된 정보 패턴을 완전히 지우고 다시 새로운 정보 패턴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한 명의 소유자에게 제한된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승환 교수는 “정보 패턴 제작 및 체온을 통한 암호화를 통해 차세대 웨어러블 ID 카드로써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온을 통해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의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 저명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3월 26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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