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101(왼쪽)은 내부에 설치된 660t 무게의 대형 금빛 구체가 균형을 유지해 강진에도 무너지지 않고 무사했다. [위키피디아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대만에서 규모 7.2 강진이 발생해 인명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규모 5의 지진이 탐지된 대만 초고층 빌딩 ‘타이베이101가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 그 비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발생한 화롄현 강진으로 4일까지 대만 전역에서는 사망자 9명, 부상자 1011명이 발생했지만, 규모 7이 넘는 강진이었음에도 타이베이101의 피해는 크지 않았다. 이는 대만 정부가 1982년 건축법을 강화해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99년 강진 이후 부실 공사를 막고자 노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타이베이101에 설치된 특별한 장치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의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타이베이101에는 지진과 강품이 발생했을 시 건물의 균형을 잡아 보호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설치돼있다.
이 장치는 타이베이101 87층과 92층 사이에 걸려있는 무게 660톤(t)의 강철 구체로, 약 13cm 두께의 단단한 철판을 41겹으로 용접한 뒤 강철 케이블 93개에 연결해 매달아 놨다.
해당 구체는 건물이 지진, 강풍으로 움직이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흔들려 건물 자체의 균형을 유지시켜준다.
‘동조 질량 댐퍼’라 불리는 이 구체는 외부 동력이나 제어 없이 중력과 건물의 움직임으로만 작동한다고 알려졌다.
런던대 아가토클리스 지아릴리스 교수는 이 장치에 대해 “건물 전체의 흔들림을 줄이는 영리한 장치”라고 평가했다.
이 구체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 타워, 아일랜드의 더블린 철탑 등에도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전장치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타이베이101만 일반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개방했다.
타이베이101은 지난 2004년 완공 당시 높이 509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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