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에 무너진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 잔해를 응급 구조대가 1일 수색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소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앙숙'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억제력' 과시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겠단 결정을 내렸다.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공격이 실제 이뤄질 경우 6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중동 전쟁은 다시 한번 확전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이란 관리를 인용해 "이란은 전군에 최고 수위 경계령을 내렸으며, 억제력 창출을 위해 다마스쿠스 공격에 대한 직접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따.
억제력(deterrence) 창출이란 적이 공격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보복으로 입게 되는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을 깨닫도록 힘을 보여주는 전략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폭격 받은 데 대한 보복차원이다. 당시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그리고 다른 6명의 혁명수비대 장성들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을 폭격의 배후로 지목하고 "매를 맞게 될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란 측 보복의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에 대한 다양한 예측 속에 일각에서는 오는 10일 전후로 종료되는 라마단의 '권능의 밤'(라마단의 마지막 열흘 가운데 홀숫날 중 하루)을 공격 시점으로 보고 이쓴ㄴ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용 드론과 순항 미사일이 동원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른바 '저항의 축'의 중심인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할 경우 이란의 대리세력으로 불리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 정부군, 시리아 및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들의 총공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전날 국제 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어 표기)의 날을 화상 연설에서 "헤즈볼라는 어떤 전쟁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완전히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의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덫에 걸려들지 말라고 사전 경고 메시지를 미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란에 "미국 목표물은 타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