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尹, 국내 입지 약화에 외교 집중할 듯”…日언론 “한일관계 수정 우려” [4·10 총선]
2024-04-11 08:31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드러나자 외신들은 “이번 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레임덕(권력 누수)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내 입지가 약해지면서 윤 대통령이 국제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AP, 블룸버그 “윤 대통령 조기 레임덕 불가피”

11일 AP통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한국 총선 결과를 두고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 동안 레임덕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AP통신은 이번 선거에 대해 “지난 2022년에 5년 임기로 취임한 검찰총장 출신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 신임 투표로 널리 여겨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출구조사와 진행 중인 개표 결과로 볼 때 진보 성향의 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확정되면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을 레임덕으로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출구조사 결과 정부 여당의 의석수 상실이 예상된다”며 “윤 대통령의 보수 동맹이 총선에서 큰 차질을 빚게 됐고, 남은 임기 3년 동안 위치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후 지지 기반을 확대하지 못했다며 향후 레임덕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尹 외교 정책 주목…“위험 처할 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

특히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로이터통신은 “야당의 압도적인 승리는 경제 부양책, 의료 시스템 개혁, 미국·일본과의 3자 안보 협력 강화 등 윤 대통령의 정책을 방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향후 윤 대통령이 외교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이터는 “한·미·일 안보동맹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선거운동 과정에서 외교정책은 크게 역할을 하지 못했고, 결과가 어떻든 외교전선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야당이 예산을 삭감하려고 한다면 그러한 계획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앤조 웨슬리안 대학 동아시아 연구 교수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남은 임기동안 국제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윤 대통령의 업적은 대부분 대미 외교 정책, 즉 미국과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하고 일본과의 양자 및 삼자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WSJ은 “해외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계속 의구심을 갖는다면 우호국 혹은 적국까지도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외교정책이 끝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활동할 수도 있다”고 봤다.

구호 위주의 총선…“어떤 공약도 이슈 안 돼”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된 10일 오후 대구 남구 영남이공대학교 천마체육관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외신은 총선 이후 한일 관계가 수정에 들어갈 것을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야당이 윤 정권의 대일 관계에 수정을 요구할 것 같다”고 이날 보도했다. 닛케이는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공약으로 강제 징용 및 위안부 문제로 ‘일본기업과 정부의 직접 보상’을 요구했다”면서 그동안 야당은 일본 기업이 보상하지 않는 형태의 해결을 추진해온 윤정권을 비판했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이번 총선에서 한일정책이 주요 쟁점은 아니었다”면서 남은 3년 동안 한일 양국이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외신은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고 차악을 선택하는 분위기였다고 분석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총선 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문제, 의료 개혁 등 여당에 유리한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물가 대책 등 각종 이슈로 비판의 목소리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또 WSJ은 조국혁신당에 주목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당이 의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3당 세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전문가를 인용해 “어떤 공약이나 정책도 이번 선거에서 이슈가 되지 않았다”며 “이런 선거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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