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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흥국 자산 가격은 약세를 나타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105.3를 찍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달 초 105선을 넘었다가 하락 전환해 104선 초반에서 움직여 왔는데, CPI 발표 이후 1% 넘게 상승한 뒤 일부 조정을 거쳐 한국시간 11일 오전 9시 58분 기준 105.182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2월(3.2%)보다 상승률이 확대된 데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까지 웃돌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도 4.5639%까지 뛰며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한때 4.9794%로 오르며 5%에 근접했다.
아시아 통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151.8엔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53엔을 돌파해 153.24엔을 찍으며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1원 상승한 1365.0원에 개장해 136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 중이다.
앞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9%)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95%), 나스닥지수(-0.84%) 등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81%)를 비롯해 한국 코스피(-1.16%), 호주 S&P/ASX 200지수(-0.74%)가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아시아뿐 아니라 신흥국 자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 통화 지수는 전장 대비 약 0.4% 떨어졌다가 막판에 낙폭을 만회하며 장을 마쳤고, 신흥국 주가지수는 CPI 발표 전 0.7% 가량 올랐던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브라질 헤알화, 칠레 페소화 등 대부분 신흥국 통화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헨리크 굴버그 코엑스파트너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나온 고용 지표와 3월 CPI 상승률을 볼 때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신흥국과 위험자산에는 악재"라고 평가했다.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들도 신흥국 통화·채권에 대한 전망을 수정하면서 이들 자산이 미국 금리정책에 대한 재평가 과정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들은 세계적인 성장세 확대와 신흥국의 인플레이션 진정세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단기적으로 신흥국 자산이 랠리를 펼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머물고 있는 금값은 이날 CPI 발표 이후 하락했다. 고금리는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늘리는 요인이다.
9일 온스당 236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던 금 현물 가격은 CPI 발표 직전 2350달러 수준을 유지하다 떨어져 233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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