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혜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KFC 제품 사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가자 전쟁 이후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찍힌 패스트푸드 업체 KFC에 대해 이슬람을 지지하는 이들의 불매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29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KFC를 운영 중인 QSR브랜즈는 최근 말레이시아 108개 매장을 일시적으로 닫았다. 또 일부 매장은 영구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
KFC가 문을 닫은 것은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낙인 찍혀 불매운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말레이시아는 과거부터 팔레스타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 이후 말레이시아는 하마스 지지를 표명해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대규모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가 열렸고, KFC를 비롯해 맥도날드·스타벅스 등 '친이스라엘'로 알려진 미국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말레이시아 KFC 측은 미국이 아니라 자국 기업이 운영한다고 해명했지만 반감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KFC는 지난달 파키스탄에서도 시위대의 습격을 받는 등 수난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시위대는 '자유 팔레스타인'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반이스라엘 구호를 외치다가 인근에 있던 KFC로 몰려가 유리창과 식당 집기 등을 부수고 건물에 불을 질렀다. 파키스탄 내 이슬람 단체들은 이스라엘 제품은 물론이고 이번 전쟁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며 이들 국가 제품도 불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도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혜리가 KFC 광고모델을 맡았다가 불똥이 튄 바 있다. 혜리는 최근 KFC 새 광고모델로 발탁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KFC 햄버거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일부 해외 팬들은 "(혜리는) 예쁘지만 보이콧 KFC"라거나 "(KFC는)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 "KFC는 가자(지구)에서 아이들을 죽일 제품 중 하나"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