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가수 강원래가 아파트에서 화재가 나 난처했던 경험을 전했다. 화재 시 엘레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하반신이 마비된 터라 계단으로도 대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방청은 미리 조력자와 함께 계단으로 대피하는 연습을 해두라고 당부하고 있다.
강원래는 28일 자신의 SNS에 이날 겪은 화재 경험을 적었다.
그는 “28일 낮 5시경 집에서 쉬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제 옆에선 아들 선이가 게임을 하고 있었다”며 “현관 인터폰을 통해 경보음 소리가 들려 아파트 경비실에 연락하니 ‘xxx에 불났어요’라는 말과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고 밝혔다.
그는 "선이에게 ‘빨리 옷입고 나가자’라고 말했고 엘레베이터를 타려 하니 선이는 ‘학교에서 안전교육 때 화재 시 입막고 계단을 이용하라 했다’는데 제가 휠체어를 타는 관계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강원래는 “바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길래 혹시 연기나 냄새가 나나 살펴보니 별 문제 없어 보이길래 무서웠지만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라며 "내려가는 동안 선이는 많이 놀랐는지 울음을 터트렸고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니 1층 현관엔 뿌옇게 연기가 많았고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라고 적었다.
화재는 쓰레기장에서 난 것이었으며 다행히 큰 탈 없이 불이 잡혔다고 한다.
강원래는 “혹시라도 화재가 낮이 아니라 밤이었다면, 또 반장님이 빨리 발견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끔찍한 생각이 든다"라며 쓰레기장에서 금연해줄 것을 당부했다.
다행히 강원래는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지만, 화재 시 엘레베이터를 타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유독 가스가 엘레베이터 내부로 침투해 질식할 수 있고, 화재로 정전이 될 경우 엘레베이터가 멈춰 갇히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화재 시 무심코 엘레베이터를 탔다가 참변을 당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는 한다.
소방청 공식 블로그
그렇다면 강원래처럼 몸을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소방청은 공식 블로그에서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계단으로 대피하라고 조언하고 있으며, '재난 시 도움을 줄 수 있는 3명 이상의 조력자를 미리 지정해 사전에 비상계단 대피 연습을 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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