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무리한 요구, 배임 증거” vs “독립 운영 위한 요청”
주주간 계약 위반이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 공방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양측의 주주간 재계약 협상을 놓고 양측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2일 가요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민희진 어도어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하이브에 보낸 주주간 계약서 수정안에서 “대표 단독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 권한’”을 요청했다.
민 대표 측은 주주간 계약서 수정안에서 지난해 연말 ‘풋백옵션 배수 30배’와 ‘추가된 지분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풋배옵션 배수 30배 뿐만 아니라 대표 단독아티스트 전소계약 해지 권안을 담은 민 대표 측의 수정안을 “무리하고 과도한 요구”라고 보고 있는 입장이다.
실제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핵심 자산인 전속계약권은 통상 이사회 동의를 거치도록 돼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주요 4대 기획사에서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전속계약이나 해지를 발동한 적은 없다.
이런 이유로 민 대표가 뉴진스 전속계약 해지 권한을 가지는 것은 모회사인 하이브가 자사의 핵심 IP(지적재산권)를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업계에선 때문에 “민 대표의 전속계약 해지 권한 요구는 상식 밖 요청”이라며 “이는 민 대표 측의 경영권 탈취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하이브도 어도어의 감사 중간 결과 당시 공개된 민 대표와 어도어 측 감사 대상자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등장한 ‘어도어는 빈껍데기가 됨’, ‘권리침해소송 진행’ 등의 문구와 일맥상통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아티스트 사이에서 전속계약 분쟁이 생길 경우 통상 ‘권리 침해 소송’으로 시작한다.
대화록에서 민 대표 측근 A씨는 ‘이런 방법도 있다’며 ▶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 적당한 가격에 매각 ▶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민 대표 측 입장은 다르다. 민 대표 측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 측은 이에 대해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 사항이었다”고 분명히 밝히며 ‘경영권 탈취 의혹’ 시나리오와는 선을 그었다.
이어 “하이브는 얼마 전 경영권 탈취라고 ‘주장’하는 부대표의 카카오톡을 공개했다”며 “해당 카카오톡은 4월 4일의 내용으로, 하이브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시기도 맞지 않고 관련도 없는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이브가 진실을 왜곡하고 짜깁기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이렇게 주주 간 계약 ‘협상’ 내용을 계속 공개할 예정이라면 다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 대표 측은 지난 3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 심문기일에서 이달 10일까지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달 말까지 임시 주주총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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