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비밀리에 사들인 주식은 스위스 손해보험사 ‘처브(Chubb)’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올해 3월 말 기준 처브 주식 약 26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CNBC가 전했다. 이는 67억달러(약 9조500억원) 규모다.

이로써 처브 주식은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 가운데 9번째로 큰 종목이 됐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부터 처브 주식을 사들였으나 이를 3분기 연속 비밀로 유지해 왔다. 이달 초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공개하지 않다가 이번에 별도 서류에서 공개한 것이다. 버크셔는 한 개 이상 보유 종목을 기밀로 유지할 수 있도록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앞서 버크셔는 연간 보고서에서 ‘은행, 보험, 금융’ 주식 보유액이 지난해 하반기에 35억9000만달러(약 4조8500억원), 올해 1분기에 14억달러(약 1조8900억원)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버크셔가 은행 주식을 대거 매입했을 것으로 추측해 왔다.

버크셔의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후 처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약 12% 올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상장 손해보험사인 처브는 지난 2016년 보험사 에이스리미티드에 295억달러(약 39조8400억원)에 인수됐다. 회사 이름은 처브를 그대로 승계했다.

처브의 최고경영자(CEO)는 에반 그린버그로, 미국 대형보험사 AIG 전 회장 겸 CEO인 모리스 그린버그의 아들이다.

버크셔는 자동차보험업계의 대표주자인 게이코와 재보험사 제너럴리를 비롯해 여러 보험사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보험사 앨러게니를 116억달러(약 15조6700억원)에 인수했다.

한편 버크셔는 1분기에 애플 주식 약 1억1500만주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버크셔의 애플 주식 보유액은 약 1354억달러(약 182조8700억원)로 줄었다. 버크셔의 전체 보유 주식 가운데 약 40%의 비중이다.

애플은 버크셔의 1분기 주식 매각 금액 200억달러(약 27조100억원) 중 대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