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글로벌비즈니스포럼(GBF) 강연에 연사로 나서 ‘기회수도 경기도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이념이나 이런 걸 다 떠나서 대한민국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바뀌어야 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코리아헤럴드·헤럴드경제 공동주최로 열린 글로벌비즈니스포럼(GBF) 강연에 연사로 나서 “그 판을 바꾸는 데 첫 스타트는 정치개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5기를 맞은 국내 최고의 CEO 네트워크 GBF의 이번 8회차 강연에는 정원주 헤럴드·중흥·대우건설 그룹 회장과 최진영 헤럴드 대표이사 겸 사장도 함께했다. 또한 게오르그 슈미트 주한 독일 대사와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도 참석했다. 10명 정원 원형테이블 12개를 가득 메운 국내외 기업체 CEO와 공공기관 및 협회 인사 등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로 김 지사를 맞이하며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글로벌비즈니스포럼(GBF) 강연에 연사로 나서 ‘기회수도 경기도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기회수도 경기도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한 김 지사의 강연은 ▷세상 ▷대한민국 ▷경기도 등 3가지 챕터로 진행됐다. 김 지사의 강연 초점은 다가올 ‘미래’에 맞춰져 있었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참석한 ‘다보스포럼’ 당시 경험을 소개하며 당시 포럼의 큰 4개의 축이었던 ▷국제정치 ▷세계경제 ▷기술진보 ▷기후변화 등 어젠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 지사는 “세계는 탈냉전, 세계화의 시대에서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뀌어서 새로운 신냉전과 블록화 시대로 가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 간 아주 치열한 대결 구도”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세계경제의 최근은 패권주의 경쟁, 자국우선주의, 보호주의 카르텔 등 완전히 국제경제 질서 틀이 바뀌고 있는 세상이 됐다”며 “한국경제를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보지 못하면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기술진보 얘기의 80% 이상은 AI(인공지능)였다”며 “AI가 단순히 일부 산업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교육, 사회 등 모든 부분에서, 또 앞으로 전개되는 변화에 대단히 중요한 전기가 금년도에 만들어질 것이란 게 많은 분들의 거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선 “어느 날 하루는 기후변화 세션만 쭉 들어갔는데, 한국 사람을 한 분도 못 봤다. 다보스에 있는 한국 분들 다 어디가 계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으로 토로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세계 지도자들은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대한민국 지도자들은 어떤 문제를 고민하고 있나”라며 “우리는 이 네 가지 문제 외에 저출생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민생은 지금 전쟁 중”이라며 “정부가 지금 우리 경제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저는 심히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또한 R&D 예산 14.6% 삭감과 기후변화 대응 관련 계획들의 75%가 윤석열 정부 임기 이후로 밀린 점 등도 언급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글로벌비즈니스포럼(GBF) 강연에 연사로 나서 ‘기회수도 경기도의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경기도청 제공]
김 지사는 이어 경기도에 대한 챕터에서 “제가 취임하면서 국내 투자 100조원 이상을 공약했다. 작년 말까지 50조원을 유치했다”며 “제가 돈 버는 도지사, 기후 도지사, 국제 도지사, 체육 도지사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1번이 돈 버는 도지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에서 시장을 이해하고 경제에 유능한 진보가 나와야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어설픈 진보는 시장만능주의를 깨자고 하면서 시장 원리까지 깬다”고 말했다. 이어 “어설픈 보수는 시장원리를 주장하면서 시장만능주의로 간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에 덧붙여 경기도의 ▷AI국 신설 ▷RE100 선언 ▷동물복지국 신설 ▷사회적경제국 신설 ▷바텀업(Bottom Up) 식 저출생 문제 대응 등 경기도의 향후 비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지사는 강연을 마치며 “지금의 이 허접하고 비전도 없고 국민과 나라에 앞서 자기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이 정치판을 바꾸고 정치 개혁을 해야 한다”며 “그게 제가 경제부총리를 하면서 느꼈던 것이고 그것 때문에 수많은 정치 권유를 거절하다가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의 강연 이후엔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의 ‘인구소멸 원인과 대책’을 주제로 한 저출생 문제 해결 관련 강연이 이어졌다.
김 명예교수는 강연에서 “젊은이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 주는 이가 없었다. 어떤 지도자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구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세계적인 연구자들은 돈이 있을 때가 아니라 희망이 있을 때 아이를 낳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명예교수는 그러면서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한 대책으로 ▷AI와 로봇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4차 산업혁명 ▷부양비 개선 ▷국토 균형발전을 통한 수도권 집중 해소 등을 제시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