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국가 경제에 영향 없도록 소임 다할 것”
2024-06-03 11:33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개인적인 일로 SK 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SK와 국가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8면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구성원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이날 회의는 항소심 판결이 최 회장 개인을 넘어 그룹 가치와 역사를 심각히 훼손한 만큼 그룹 차원의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는 경영진들의 발의로 임시 소집됐다. 이날 회의에는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지만,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는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이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외에 엄혹한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그룹 경영에 한층 매진하고자 한다”며 “우선 그린·바이오 등 사업은 ‘양적 성장’ 보다 내실 경영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 확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룹 DNA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정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사랑받고,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다.

SK 사장단은 최근 법원 판결이 SK그룹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는 기업으로 성장해온 역사를 훼손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일부 CEO는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어렵게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했는데 마치 정경유착이나 부정한 자금으로 SK가 성장한 것처럼 곡해한 법원 판단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진실 규명·명예 회복을 위해 결연히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다.

CEO들은 또,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동시에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SK 경영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도록 적극 소통키로 했다.

최창원 의장은 “CEO들부터 솔선수범하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기업 가치 및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평소와 다름없이 계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재판부는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1년경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비자금 300억원을 건넸다는 노 관장 측의 주장을 인정하고, SK의 태평양증권 인수·이동통신 사업 진출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보호막 역할을 했다고 봤다. 정윤희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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