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 [AFP]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가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여론조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현 위원장을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유로뉴스를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드라기 전 총리는 차기 EU 수장으로 누가 더 적합한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49%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47%)을 근소하게 따돌렸다.
드라기 전 총리는 본국인 이탈리아(68%)와 남유럽(59%)에서 크게 지지받았다. 독일 출신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독일(45%)과 스페인(56%), 북유럽(54%), 중·동유럽(53%)에서 지지도가 높았다.
적합도 조사에도 드라기 전 총리가 앞섰을 뿐만 아니라 비호감도도 33% 대 37%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보다 낮았다.
이념 성향별로 살펴보면 드라기 전 총리는 전반적으로 40% 이상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반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극우파 성향 응답자의 25%, 좌파 성향 응답자의 38%만 지지했다.
드라기 전 총리는 아직 EU 집행위원장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6일 시작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연임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폰데어라이엔이 대표로 있는 중도우파 성향 유럽국민당(EPP)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180석가량을 확보해 무난하게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큰 이견이 없는 한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를 한 정치그룹 후보가 EU 정상회의에서 집행위원장 후보로 추천돼 유럽의회 인준투표에서 과반(361표) 찬성을 얻으면 선출이 확정된다.
드라기 전 총리는 2022년 10월까지 약 1년 8개월 동안 이탈리아 총리를 지내며 EU의 쌍두마차인 독일, 프랑스와 함께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 왔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시절에는 유로존 위기를 타개하는 데 성공하면서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9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EU의 ‘미래 경쟁력’에 관한 자문 보고서 작성을 의뢰받고 관련 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폴링 유럽’이 지난달 마지막 주에 실시한 것으로 EU 27개국 회원국별 인구수에 비례해 EU 전역의 5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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