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가 광고하는 라면 아닌데요?”…김종민은 왜 컵라면을 쳐다만 봤을까 [어! 그거]
2024-06-08 08:01


가수 김종민이 농심 ‘라면왕김통깨’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 소속의 손흥민이 팬들과 만나 셀카(셀프 카메라)를 찍어주고 있다. 손흥민은 팬의 핸드폰을 직접 들고 사진을 찍다가, 다른 팬의 핸드폰을 보고 두 손을 모으며 거절한다. 이 팬은 직접 핸드폰을 들고 손흥민과 사진을 찍어야 했다.

손흥민은 왜 특정 팬의 요청을 거절했을까. 팬의 핸드폰 브랜드가 아이폰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손흥민은 삼성 갤럭시 모델로 활동하고 있었다. 본인이 광고하는 브랜드의 경쟁사 제품을 만져 괜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는 취지로 해석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계약 사항에 경쟁사의 제품을 만지면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손흥민의 행동은 더 주목을 받았다. 광고주와 관계를 위해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손흥민의 프로 정신이 화제가 됐다.


축구선수 손흥민이 갤럭시 핸드폰으로 사진을 요청하는 팬의 요구에 직접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유튜브 캡쳐]


축구 선수 크리스타이누 호날두가 ‘유로 2020’ 기자회견에서 콜라병을 치우고 있다. [유튜브 캡쳐]

정반대 사례도 있다. 2020년 ‘유로 2020’ 축구대회에서 포르투갈 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기자회견장에서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의 제품을 안 보이는 곳으로 치우는 행동을 보였다. 머쓱한 호날두는 물을 들어올리며 “콜라 대신 물을 마시라”고 말했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특정 브랜드의 모델을 맡으면, 그 사람은 브랜드의 얼굴이 된다. 별로 유명하지 않던 모델이 반짝 스타가 되면서 홍보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 가치가 동시에 뛰는 경우도 다반사다. 반대로 사건·사고로 추락한 모델과 함께 브랜드 평판이 악화하는 경우도 많다.

모델 계약서에는 다양한 조건이 담긴다. 의류 회사 광고를 하는 경우 미디어에 다른 브랜드의 옷을 노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식이다. 손흥민처럼 자발적으로 경쟁사 제품을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다. 제품은 더 다양하다. 광고모델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

농심 광고모델이 난처한 상황에 빠진 적이 몇번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웃음 포인트가 된다. 딜레마에 빠진 모델의 모습은 시청자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한다.


가수 김종민이 ‘1박2일’에서 보상으로 라면을 받자 본인이 모델로 활동하는 브랜드인지 확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대표적인 것이 2022년 11월 방영한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시즌4다. 가수 김종민과 배우 나인우가 오대산 정상에 올랐다. 제작진이 고생해서 정상에 오른 보상으로 컵라면을 먹을 기회를 줬다. 김종민은 대뜸 “어, 제가 광고하는 라면인가요?”라고 물었다.

김종민은 농심이 그해 8월 출시한 ‘라면왕김통깨’의 광고모델을 맡고 있었다. 김종민이 라면 맛집의 사장님 ‘김통깨’ 역할로 등장해 김과 통깨로 고소한 맛을 낸 라면왕김통깨를 소개한다는 내용의 광고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라면왕김통깨는 출시 한 달 만에 500만개 판매고를 올렸다. 100일 동안 판매량은 1600만개에 달했다. 컵라면 신제품 라면왕김통깨사발도 출시했다.


농심 ‘라면왕김통깨’ 제품 연출 컷. [농심 제공]

안타깝게도 제작진이 준비한 라면은 신라면이었다. 같은 농심의 제품이지만, 김종민은 결국 라면을 먹지 못하고 나인우가 맛있게 먹는 모습만 바라만 봤다. 온라인에서는 김종민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웃기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동시에 프로다운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았다.

비슷하지만 정반대 사례도 있다.

“나 여기 모델이에요. 모델인데 안 먹는다고? 근데 이게 회사랑 얘기가 된 거예요?” (유재석)

지난달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러닝맨’에서는 농심의 ‘배홍동 비빔면’이 PPL(간접광고)로 나왔다. 팀을 두 개로 나눠 한 팀은 비빔면을 만들고, 먹는 건 다른 팀이 하게 됐다. 개그맨 유재석은 만드는 팀에 들어가 비빔면을 못 먹게 됐다. 유재석은 본인이 배홍동 비빔면의 광고모델이라면서 “모델이 못 먹는 게 말이 되냐”고 하소연했다.


개그맨 유재석 씨가 ‘런닝맨’에서 본인이 출연하는 비빔면을 못 먹게 되자 황당해 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이에 제작진은 “보통은 절대 안 된다고 하는데 (농심에서) 괜찮다고 했다”고 단칼에 거절하면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자아냈다.

농심은 2021년 배, 홍고추, 동치미 등으로 맛을 낸 ‘배홍동’ 브랜드를 출시했다. 광고 모델로 유재석을 발탁해 4년 연속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유재석을 모델로 앞세워 배우 서권순·고규필을 모델로 기용한 1위 팔도비빔면을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배홍동비빔면의 매출은 3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지난해 출시된 배홍동쫄쫄면 매출도 100억원으로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과 디지털 콘텐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영상을 시청하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라면을 노출해 친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그맨 유재석이 농심 ‘배홍동 비빔면’ 광고를 찍고 있다. [농심 제공]



kimstar@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