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상임위원장도 ‘반쪽 선출’ 대치
2024-06-09 17:59


여야가 22대 국회 상임위원회를 배분하는 원구성 문제를 두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9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교에 설치된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야당 단독으로 ‘반쪽 개원’한 22대 국회가 법제사법·운영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까지 반쪽으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지도부는 별도 회동 없이 원 구성을 둘러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0일 본회의를 열어 법사·운영위원장 등 자당 몫으로 설정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강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보이콧 방침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을 원내 제1당인 민주당 출신의 우원식 의장이 맡은 만큼 법안 통과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는 제2당이 위원장을 맡아야 하고, 운영위원장은 관례에 따라 집권당에 배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뿐 아니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7곳 상임위 위원장을 21대 후반기처럼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국회 의사일정 자체를 전면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당 정책위 산하에 15개 특위를 구성한 국민의힘은 국회 파행에 대비해 특위를 중심으로 민생을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우 의장이 상임위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강제 배정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려면 각 당의 상임위원 명단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은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우 의장이 이를 강제 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생 현안과 개혁 과제들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법사·운영·과방위원장을 제1당인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주 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여당 원내대표 불참으로 무산되는 등 여당이 먼저 협상 테이블을 차버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는 10일 본회의가 열리면 18개 상임위원장 전원을 단독으로 선출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자당 몫으로 선정한 11개 위원장부터 먼저 선출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우 의장 역시 상임위원장 18명을 한 번에 선출하는 의사일정을 진행할 경우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가 있어 11개 위원장 선출안의 우선 처리만 받아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나머지 상임위 7곳의 위원장 선출도 마냥 시간을 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협상을 거부한다면 7개 위원장도 민주당이 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18개 상임위를 민주당이 독식하게 되면서 22대 국회는 초반부터 파행과 정쟁, 협치 실종으로 얼룩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는 이날 원 구성 파행 상황을 두고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법사위를 강탈하려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어보겠다는 철통 방탄이 목적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뽑아준 자리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일하는 국회 협상에 응하라”며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이 과반이 된 총선 민심을 따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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