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女라커룸 끔찍”…‘비수술 성전환’ 수영선수, 여자부 국제대회 못 나간다
2024-06-13 09:08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가 지난 2022년 1월 22일 하버드와의 NCAA 대학 수영대회에서 500미터 자유형에서 우승한 후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여자부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건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25·미국)가 패소했다.

13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CAS 판단에 따라 토머스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은 불가능해졌다"고 토머스의 패소 소식을 알렸다.

CAS는 이날 "토머스는 국제수영연맹이 만든 정책에 이의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며 "토머스는 현재 미국수영연맹 소속 회원이 아니다. 이에 따라 국제수영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토머스는 제도가 완전히 정비될 때까지는 '비엘리트 부문' 경기에만 출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토머스는 국제대회뿐 아닌 미국수영연맹이 주관하는 '엘리트 부문' 여자부 경기에도 나설 수 없다.

국제수영연맹은 2022년 6월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 가능"이라며 "그렇다고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게 아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성전환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한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간에는 규정상 성전환 선수도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수치를 기준 이하로 유지하면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남자로 태어나 윌리엄 토머스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리아 토머스는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통해 여성이 되는 절차를 밟았다.

2020년에는 이름을 바꾸고 여자부 경기에 출전했다.

당시 미국대학스포츠협회가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를 1년 이상 받은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 리아 토머스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수영팀 여자 선수가 될 수 있었다.

남자 선수 시절 나이별 미국 랭킹이 400~500위였던 리아 토머스는 2022년 3월 미국대학선수권 여자 자유형 500야드에서 우승했다.

이에 여자 대학 선수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일었다.

"남자 생식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지 않은 리아 토머스와 같은 라커룸을 쓰는 게 끔찍했다"는 동료의 주장도 있었다.

국제수영연맹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며 토머스도 2022년 6월부터는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토머스는 이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CAS는 "토머스는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을 추구하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일부 규제는 적절하다고 인정한다"며 "하지만 몇몇 조항이 차별적이기 때문에 개정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운동선수 16명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했던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이후 결과적으로 CAS도 토머스가 아닌 국제수영연맹 편에 선 것이다.

국제수영연맹은 "여성 스포츠 보호를 위한 우리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라며 "우리 연맹은 모든 선수가 공정하고 평등한 기회를 얻는 환경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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