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국가” 젠슨황 발언에 中 뒤늦게 비판…노골적 비난 없었다, 왜?
2024-06-13 15:02


[로이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모국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 2주간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던 중국 당국이 우회적 비판 메시지를 뒤늦게 공식 발신했다.

다만, 노골적인 비난은 담기지 않아 주목된다.

13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최근 대만을 방문해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고 했는데, 이 발언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대만 매체 질문에 "이런 극도로 잘못된 언급에 대해 대륙(중국) 민중·네티즌은 이미 분분히 강렬한 비난을 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양안(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에 속하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건 역사적 경위와 법리적 사실이 분명하다는 점"이라며 "대만은 이제껏 하나의 국가가 아니었다. 과거에도 아니었고, 앞으로는 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또 "이는 국제 사회의 보편적 공동인식이자 국제 관계의 기본 상식"이라며 "그가 부디 보충 수업을 잘 받기를(好好補補課) 희망한다"고 했다.

천 대변인의 발언에는 비교적 부드러운 '권유형' 표현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중국 당국은 그간 대만과의 공식·비공식 교류 등 '하나의 중국'과 관련한 문제에서 미국 등 세계 각국에 훨씬 더 강경한 형태로 비난 입장을 표해왔다.

앞서 황 CEO는 지난달 29일 정보기술 전시회 '컴퓨텍스 2024'를 계기로 대만을 찾았을 때 대만 기자들이 세계 과학기술 분야에서 대만의 중요성을 묻자 영어로 "대만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황 CEO의 언급을 보도하지 않았지만,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언급을 놓고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불매운동을 거론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엔비디아 CEO의 과감한 발언에 중국 당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질 않아 관심을 모았었다.

한편 1963년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나 9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는 세계 10대 갑부 대열 진입도 바라보고 있다.

황 CEO는 6일(현지시간) 기준 자산이 1063억달러(145조3천억원)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세계 13위를 기록했다.

황 CEO의 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622억달러 증가했다. 자산 증가액 기준으로는 세계 부호들 가운데 단연 1위다.

황 CEO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가는 AI 열풍에 힘입어 고속 질주하고 있다. 그는 엔비디아 발행 주식의 3.5%가 넘는 867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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