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의주의 리비안 전기차 제조공장.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폭스바겐이 한때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 받았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7조원을 투자한다. 리비안의 기술을 이용해 차세대 전기차를 개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리비안 주가는 이날 폭등했다.
블룸버그통신, CNBC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25일(현지시간) 리비안에 2026년까지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즉시 10억달러를 투자해 리비안의 지분을 확보하고, 이후 4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리비안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리비안은 “합작회사가 동등하게 통제되고 소유될 것”이라며 “첨단 소프트웨어를 갖춘 ‘차세대’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2030년 이전에 합작회사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테슬라와 대등한 수준의 효율성과 기능을 갖춘 플러그인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수년 동안 고군분투해 왔다.
이번 투자로 폭스바겐은 리비안의 소프트웨어와 전기차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양사의 협력을 통해 우리의 차량에 최고의 솔루션을 더 빠르게,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기술 프로필과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리비안의 파트너십은 예상보다 느린 전기차 채택 속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략을 전환하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CNBC는 설명했다.
이번 투자가 폭스바겐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새로운 스카우트모터스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위한 전기차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폭스바겐은 이번 투자로 리비안의 지분을 인수하는 두 번째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가 된다.
앞서 미국 포드자동차는 2021년 리비안 상장 당시 아마존과 함께 약 12%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 중 하나였다. 하지만 리비안과 함께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지난해까지 리비안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제조하는 리비안은 한때 테슬라의 라이벌로 주목받았지만 올해 1분기 14억5000만달러(약 2조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지난 3월 말 기준 79억달러(약 11조원)로, 1년 전(116억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여기에 전기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지난 2월 직원 10%를 감축한 데 이어 4월에는 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인력의 1%를 추가로 감원했다.
또한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리노이주 공장을 재정비하고, 조지아주에 짓고 있던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공장 건설을 중단했다.
이처럼 비용 절감에 애써 왔던 리비안은 폭스바겐의 이번 투자를 통해 차량 생산과 인도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자금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전기차 시장 전체에 파급효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8.6% 상승 마감한 리비안 주가는 폭스바겐의 투자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50%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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