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러 모디 인도 총리 관저로 초대…비공식 대화
2024-07-09 05:5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관저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관저로 초대해 차를 마시며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8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에 있는 푸틴 대통령 관저의 야외 공간에서 각 통역 1명만 대동하고 일대일 대화를 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넥타이를 매지 않은 푸틴 대통령과 인도 전통 의상을 입은 모디 대통령은 차와 과일, 견과류, 과자 등이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내일 공식 대화를 하겠지만, 오늘은 아마도 같은 문제에 대해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비공식적으로 조용히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모디 총리가 지난달 3연임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며 “인도와 인도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모디 총리는 3연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으로 러시아를 찾았다. 그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차를 마신 후 관저 정원을 산책하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푸틴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태우고 전기 카트를 직접 운전해 장소를 이동하기도 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이날 오후 자유로운 의제에 대해 비공식 대화를 나누고, 9일 공식 조찬과 본격적인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참석 이후 처음이며, 모스크바에 온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2021년에는 푸틴 대통령이 인도 뉴델리를 찾아 모디 총리와 만났다.

두 정상은 2022년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만났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나 인도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인도는 러시아와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안보협의체 쿼드(Quad)를 구성하는 등 서방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번 러시아 방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월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지난 3∼4일 SCO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동하는 등 중러 밀착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갈등을 빚고 있으며 남아시아 영향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에 무기와 석유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작전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으면서 수출길이 가로막힌 러시아의 석유를 인도가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으면서 양국의 경제·에너지 분야 협력이 깊어졌다.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양국 협력 문제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등 국제적 현안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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