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왼쪽) 삼성물산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담당 부사장이 올 1월 미국에서 열린 2024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스티븐 베레슨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매니징 파트너와 대화하고 있다.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유튜브]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이 백신 개발사 모더나를 키운 것으로 유명한 글로벌 벤처캐피탈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의 펀드에 출자한다. 이를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제2의 모더나’를 꿈꾸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신사업 투자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3사는 미국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 기업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의 8호 펀드에 출자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출자는 3사가 삼성벤처투자와 함께 설립한 라이프 사이언스 2호 펀드(720억원)로 조성한 기금을 활용해 진행된다.

이번에 결성한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등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펀드 규모는 총 26억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가 향후 발굴할 라이프 사이언스 혁신기술 기업들의 정보를 우선 제공받고 회사별로 추가 투자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신사업 발굴의 중요한 창구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은 라이프 사이언스 분야에 특화된 기업이다. 누적 운용자산이 약 19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톱3 벤처캐피탈사다. 특히 내부 연구조직을 활용해 바이오 신기술 기업을 직접 설립하고 육성하는 창업형 벤처캐피탈사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100개 이상의 업체를 창업하고 이 중 30여개사를 상장시켰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개발로 주목을 받은 모더나가 대표적이다.

앞서 삼성은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1호 펀드를 통해 2022년 8월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산하 업체에 1500만달러(약 207억원)를 투자키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삼성물산이 바이오 사업 자회사들과 함께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재우 삼성물산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담당 부사장은 “삼성물산은 친환경 에너지 및 바이오 사업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추진 중이며 이번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8호 펀드에 대한 출자는 바이오 분야 차세대 기술 발굴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진단·치료 방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기술, 세상을 바꾸는 미래기술 발굴을 통해 삼성 바이오 신사업에 대한 투자기회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안드레 안도니안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은 “이번 펀드의 성공적 모집은 침체된 투자환경에서도 플래그십의 펀드 운영역량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준다”며 “8호 펀드는 플래그십의 강점인 신기술 기업 창업, 육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