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 “트럼프 2.0, 글로벌 인플레이션 더 높일 것”
2024-07-17 09:58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격 사건을 딛고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트럼프 집권 2기가 세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트럼프 2.0)할 경우 그의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비용을 증가시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1기를 대표한 고율 관세와 감세 기조가 그 자체로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데다, 2기 때는 세계 경제에 훨씬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낮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사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의 마이클 메트칼프 거시 전략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정책은 1기 때보다 2기 때 인플레이션을 높일 위험이 더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낮았던 2016년과 비교하면 2024년, 2025년은 매우 다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수준은 더 높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더 높으며 우리는 여전히 이러한 인플레이션 사고방식 속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높은 관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상승시켜 국내 생산자가 가격을 인상하고, 소비자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기 때문에 통상 인플레이션으로 간주된다. 또한 감세는 소비자 지출을 증가시켜 상품과 서비스 물가를 높일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당선되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입장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더 높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미국 내 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등의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가레스 니콜슨 노무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아시아에도 파급될 수 있다며 “트럼프 집권은 아시아 증시에 부정적인 위험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거시적으로 볼 때 이는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아마도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아시아 내에서 더 많은 공급망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면서 이미 일부 기업들은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재선은 긍정적이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성장 전망에 상당한 하방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의 기본 추정치는 물가 상승률이 0.1%포인트 상승하고, 국내총생산(GDP)이 약 1%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프랭클린 매뉴라이프자산운용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추가 감세와 중국 관세 상향이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고,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커브 스티프닝(채권 수익률 곡선의 경사가 가팔라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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