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유튜브 채널에서 올렸다 삭제한 '우마무스메' 모방 영상. [이병진 의원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들을 여성이나 교복 입은 소녀 등으로 의인화한 모바일게임을 모방한 자체 유튜브 콘텐트를 제작했다가 삭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여성임원 0명'인 마사회의 조직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성 상품화'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마사회의 공식 경마방송 유튜브 채널 'KRBC'엔 2023년 카카오 게임 콘텐트 '우마무스메 (말의 딸)'를 사용한 영상 콘텐츠가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이 의원은 이날 '마사회, 관리직 성비 불균형 속 한국 경주마의 일본식 '미소녀화'까지?'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게재했다.
게임은 경주마를 의인화한 우마무스메를 육성해 경마 경주에 출전시키고 인공지능(AI)이나 다른 이용자와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의원은 "해당 게임은 말을 여성으로 의인화해 육성하는 게임인데, 수컷 경주마들을 우마무스메 풍으로 여성 캐릭터화했다"며 "심지어 교복을 입은 소녀 캐릭터도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사회가 제작한 콘텐츠는 마사회 아나운서가 한국 경주마의 특징을 AI 프로그램에 입력하며 '우마무스메' 풍 캐릭터를 생성해 여성 아나운서들이 경악하는 제스처를 담은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해당 콘텐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왜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마사회는 저작권 문제를 이유로 콘텐츠를 내렸다고 설명을 했지만, 마사회의 성 상품화와 성인지 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에선 해당 영상이 삭제된 상태다.
이 의원은 "경주마를 교복 입은 소녀로 의인화해 배포하기까지 무엇인 문제인지 인식한 임직원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여성 임원들이 있어 눈치 볼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여성임원 0명인 마사회 조직 문화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의원실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7명의 상임 임원 중 여성 임원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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