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늘 제일 높다...예·적금 채권 몰리는 뭉칫돈
2024-07-17 11:23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제롬 파월(위쪽사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코스피,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모습 [EPA·연합]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에 단기 예·적금과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만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최초로 1700조원을 돌파했고, 개인 투자자 장외 채권 순매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오늘이 금리 최고점’인 것처럼 자금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채권금리는 연일 최저점을 경신하며 하락하고 있다. 이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인위적 상향을 해야 할 정도로 떨어졌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시장은 이미 인하로 방향을 틀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광의통화(M2) 상품별 구성내역(평잔·계절조정계열)에 따르면 5월 만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4월 대비 약 9조3000억원 늘어난 17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정기 예·적금은 올해 1월까지는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2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월까지 넉달 연속으로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고점 인식에 따른 수요 확대 및 은행의 자금유치 노력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맡겨야 가장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있었고, 투자자도 이를 합리적으로 느꼈단 얘기다.

실제로 상황이 그렇다. 금융채 금리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면 예금금리도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금융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15일 기준 3.329%를 기록했다. 한 달 전 3.5%대 수준이었던 금리가 0.2%포인트 가량이나 떨어졌다.

같은 논리로 채권시장에도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채권금리가 계속 떨어진다면 가격은 오른다.

한은 관계자는 “5월 수익증권은 전달대비 7조9000억원이나 늘어났는데, 이를 이끈 것이 채권형 펀드”라며 “채권형 펀드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도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수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6월 장외채권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장외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1~6월) 개인 투자자들의 장외 채권 순매수 규모는 역사상 가장 많은 2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시장 관심이 더 커지면서 연간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채권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1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5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076%에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12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 금리가 미국의 물가 안정 흐름을 재확인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인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도 15일 3.347%로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일주일 전(3.392%)과 비교하면 0.04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에 주담대 금리는 인위적 상향을 하지 않으면 대출 증가세가 감당되지 않을 정도로 떨어졌다. 기준금리는 계속 동결이지만 시장 금리는 이미 하락세를 탄 셈이다. 이달 들어 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가산금리를 0.05~0.2%포인트 가량이나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채권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 효과는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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