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의 글로벌 톱10 ‘메가캐리어’ 승부수
2024-07-23 11:40


조원태(오른쪽) 한진그룹 회장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이 22일(현지시간) 보잉 777-9 20대와 보잉 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진두진휘하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보잉사의 최첨단 중대형 항공기 50대에 대한 계약을 직접 체결했다. 계약규모만 약 30조원으로, 대한항공 창사 이래 단일 계약으로 역대 최대다.

항공기 도입 과정이 통상 주문부터 제작·도입까지는 5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했을 때, 2030년 대한항공의 ‘메가캐리어’(대형 항공사) 시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이 완료되면 여객과 화물 부문에서 모두 글로벌 10위권 항공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2일(현지시간) ‘판버러 국제 에어쇼’가 열린 영국 햄프셔주 판버러 공항에서 보잉 777-9 20대, 보잉 787-10 30대(옵션 10대 포함) 도입을 위한 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계약을 통해 도입이 확정된 777-9과 787-10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 항공기다. 향후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대한 의지를 담은 포석으로 평가된다.

조 회장은 “보잉 777-9 및 787-10 도입은 대한항공의 기단 확대와 업그레이드라는 전략적 목표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승객의 편안함과 운항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DOJ)의 기업결합 승인만 남겨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막바지 작업에 매진하는 동시에, 친환경 신형 기체 확보를 위한 작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기체들 대부분이 ‘통합 대한항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도입이 결정된 보잉사의 777-9은 동체 길이가 길어 통상적으로 400~420석 규모 좌석이 장착 가능하다. 787-10은 현재 운항중인 787-9 대비 승객과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777-9는 777 계열 항공기 중 가장 안정적인 항공기로, 탄소복합소재로 이뤄진 날개 크기를 키우면서 기존 대비 연료효율을 10% 이상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운항거리는 1만3000㎞ 이상으로, 인천공항을 기점으로 미국 전지역으로 직항 운항이 가능한 수준이다. 787-10도 기존 777-200 대비 연료 효율이 25% 이상 향상된 기체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한한공은 에어버스의 A350계열 항공기 33대와 A321네오(neo) 50대 도입도 추진하면서 친환경 항공기 기단 완성을 위한 구상도 세우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조 회장이) ‘메가 캐리어 원년’을 선포한 이후 구체적인 로드맵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무렵까지 미국 DOJ으로부터의 합병 승인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쟁당국(EC)으로부터는 지난 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받고 추가적인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EU에서의 관계당국 승인이 확정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간 통합은 사실상 확정된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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