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금 돌려막기 한 티몬, PG사에 “현금 담보할테니 결제 취소 해달라” 요청
2024-07-25 09:13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박병국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에 따른 후폭풍이 고객이 결제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지급불능 사태로까지 번진 가운데, 티몬이 전자결제대행업자(PG사)에 “현금 담보를 걸테니 환불 한도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피해 구제 의지만을 보인 셈인데, 금융당국은 피해자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급보증 등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해 대책을 살펴보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티몬은 전날 PG사에 “현금 담보를 걸테니, 결제취소 한도를 늘려달라”는 요청을 공식적으로 보냈다. 앞서 PG사와 간편결제사는 티몬에서 결제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창구를 닫았을 뿐 아니라, 기존 결제 건에 대한 취소도 막아둔 상황이다.

통상 PG사는 고객이 티몬, 위메프에서 카드·무통장입금 등을 통해 구매해 발생한 정산금을 결제일 기준 2~3일 내에 지급하는데, 현재는 이미 정산한 금액에 대해서까지 결제취소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PG사는 정산되지 않은 금액 내에서만 취소를 할 수 있도록 한도를 걸어둔 상태다. 티몬·위메프와 계약을 맺고 있는 PG사는 KCP,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이 있다.

PG사 관계자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신규결제를 막아둔 상태”라며 “결제 취소의 경우 정확하게 말하면 정산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만 취소가 가능하게끔 조치를 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티몬 측은 현금 담보를 걸어둘 테니, 결제 취소를 모두 진행해달라는 내용을 PG사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티몬이 현재 동반할 수 있는 유동성이 매우 적어, PG사는 선뜻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PG 재개 현금 담보 조건은 기존에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던 현금 중 일부였다”며 “다만 최소한의 금액일 것”이라고 말했다.

PG사는 충분한 현금 담보만 제공된다면 적극적으로 결제취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PG사 관계자는 “물품의 배송, 확인, 취소를 모두 관할하는 책임의 주체는 티몬”이라며 “티몬과 계속 면밀하게 소통 창구를 열어두고, 충분한 담보가 제공 될 때 취소를 진행하는 걸 최선의 방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티몬·위메프 측이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결손금이 각각 1조2000억원(2022년 말 기준), 2923억원(2023년 말 기준)으로 불어나며 총체적 부실에 빠진 티몬과 위메프가 그 많은 결제취소를 감당할 만한 현금 담보를 제공할 수 있냐는 것이다. 티몬, 위메프의 연간 거래액은 7조원에 달하는데, 현재는 이번 ‘돌려막기’의 피해 규모 조차도 파악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티몬은 온라인에서 통상 2~3% 할인판매되는 해피머니를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최근 이같은 상품권 판매가 급증하는 걸 두고, 업계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움직임으로 봤다. PG사 관계자는 “상품권을 선주문 형태로 팔 때부터 이미 이같은 위험을 감지했다”며 “이 부분을 지켜보겠다는 경고도 수차례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전날 긴급회의를 회동하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해 현황 파악을 진행하고 있다. 티몬, 위메프가 지급보증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을 모두 테이블 위에 두고 셀러 및 피해자 구제에 초점을 맞춰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유동성 공급 등은) 사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손해를 본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 포커스를 맞춰 전반적인 현황과 해결방안을 모두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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