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안되면 죽어야 한다”…‘여친 살해’ 김레아, 범행 당일에 한 말 ‘증언’ 나왔다
2024-07-25 14:51


김레아가 범행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영화 '베트맨' 시리즈의 악당 조커 사진(좌)과 검찰이 공개한 김레아의 머그샷(우)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내 것이 안되면 죽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다 기억합니다."

이별을 통보하려 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레아(26)의 두번째 공판에서 피해자 A씨(사망 당시 21세)의 어머니 B(46)씨가 몸을 떨고 눈물을 보이면서 범행 당일에 대해 이 같이 증언했다.

25일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김레아의 살인 및 살인미수 두번째 공판에서 B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김레아가 딸과 자신에게 흉기를 휘두른 경위를 설명했다.

B씨는 "사건 발생 전날인 올해 3월24일 딸 몸에 든 멍과 목 부위에 난 손자국을 발견해 딸이 데이트폭력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과 신체사진을 찍혀 협박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아침 딸의 짐을 빼러 A씨와 함께 김레아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에 찾아간 B씨는 사진을 유포하지 않겠다는 내용 등의 확인서를 들고 그가 집에 오기를 기다렸다.

B씨는 "김레아가 저와 딸을 방 안쪽에 앉으라 해서 앉았고, 제가 '딸 몸에 있는 멍 자국과 상처들은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다"며 "그러자 김레아가 갑자기 한숨을 쉬더니 일어나서 싱크대 위에 있던 칼을 잡고 먼저 저와 딸을 찔렀다"고 말했다.

이에 B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니 "휴대전화를 발로 차버렸다"고 진술했다.

B씨는 "저는 제 딸이라도 살리려 김레아가 딸을 따라가지 못하게 그를 잡았는데 김레아가 저의 등과 어깨를 몇번 찔렀고 저는 정신을 잃었다"며 "나중에 정신이 들어 눈을 떠보니 도망간 딸을 김레아가 쫓아간 뒤였다. 그래서 112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제 딸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김레아가 딸의 머리를 붙잡고 '내 것이 안되면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며 "김레아가 말한 것을 다 기억한다"고 했다.

B씨는 이날 범행 당일을 증언하는 동안 한동안 몸을 떨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당시 상황이 녹취된 녹음 파일도 재생됐다.

B씨는 재판부에 "김레아는 제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제 딸과 자신은 가만히 있는데 나 혼자 쳐들어와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수사기관에) 거짓 진술한 것으로 안다"며 "김레아가 하는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첫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착용한 피고인은 앞머리를 얼굴 위로 길게 늘어뜨려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공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녹취 파일이 재생되자 눈물을 보였다.

김레아는 올해 3월25일 오전 9시35분께 경기도 화성시 소재 자기 거주지서 A씨와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A씨를 살해하고 B씨에게는 최소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기소됐다.

그는 평소 "A와 이별하면 A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말하는 등 여자친구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으며, A씨와 다투던 중 휴대전화를 던져 망가뜨리거나 주먹으로 A씨 팔을 때려 멍들게 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올 4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중대성과 잔인성 등을 고려해 김레아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인 머그샷(mug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한편, 김레아는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는 김레아에 대한 정신감정을 위해 다음 재판 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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