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강원 양구 등 14곳에 '기후대응댐' 짓는다
2024-07-30 15:39


환경부 김완섭 장관이(가운데)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안에 대한 첫 번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경기 연천, 강원 양구 등 14개 기후대응댐 후보지를 발표했다. 기후대응댐은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고 미래 물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댐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기 연천, 강원 양구 등 14개 기후대응댐 후보지를 발표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유역별로 홍수 위험성과 물 부족량 등을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해 평가한 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는 기후대응댐 후보지를 도출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의한 댐 후보지의 적정성을 함께 검토해 필요한 댐들을 후보지에 반영했다. 이번에 발표한 기후대응댐은 다목적댐 3곳, 용수전용댐 4곳, 홍수조절댐 7곳 등 14곳이다. 권역별로는 한강권역 4곳, 낙동강권역 6곳, 섬진강권역 2곳, 금강권역과 영상강권역 각 1곳이다.

14개 댐의 총저수용량은 3억2000만t이다. 다목적댐 후보지에는 한강권역 경기 연천 아미천(총저수용량 4500만㎡), 강원 양구 수입천(1억㎡)과 금강권역 충남 청양 지천(5900만㎡)이 선정됐다.

이번에 발표된 댐 중 가장 규모가 큰 수입천댐이 건설되면 하루 약 70만명에게 먹는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용수전용댐 후보지는 한강권역 강원 삼척 산기천(100만㎡)과 충북 단양 단양천(2600만㎡), 낙동강권역 경북 청도 운문천(660만㎡), 섬진강권역 전남 화순 동복천(3100만㎡)이다.

홍수조절용댐은 낙동강권역 경북 김천 감천(1600만㎡)·경북 예천 용두천(160만㎡)·경남 거제 고현천(80만㎡)·경남 의령 가례천(490만㎡)·울산 울주 회야강(2천200만㎡)과 섬진강권역 전남 순천 옥천(230만㎡), 영산강권역 전남 강진 병영천(190만㎡)이 후보지에 이름을 올렸다.

고현천, 가례천, 회야강, 옥천, 병영천은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것이고, 나머지9곳은 신규 건설한다.

이 가운데 지자체에서 건의한 댐 후보지는 경기 연천 아미천, 강원 삼척 산기천, 경북 김천 감천, 경북 예천 용두천, 경남 거제 고현천, 경남 의령 가례천, 울산 울주 회야강, 전남 순천 옥천, 전남 강진 병영천 등 9곳이다.

다만 아미천댐은 지역이 건의했어도 지자체가 아닌 국가 주도로 건설이 추진된다.

기후대응댐이 만들어지면 댐별로 한 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예컨대 지난해 경북 예천군은 홍수로 인해 3명의 인명 피해와 117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용두천댐이 건설되면 200년 빈도의 강우가 오더라도 댐 하류를 홍수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대응댐을 통해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연간 2억5천만t 수준이다. 이는 220만명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환경부는 이를 활용해 극한 가뭄과 국가 전략산업 등 새로운 물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화순군 동복천댐의 경우 지난해 광주·전남 가뭄 시 이 댐이 있었다면 가뭄이 제일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고 위기를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역 주민 친화적인 댐 건설을 위해 도로, 상·하수도, 수변공원, 캠핑장 등 댐 주변 지역 지원 예산은 대폭 상향한다.

또 댐 건설로 인해 상수원 규제가 추가되지 않거나, 꼭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화되도록 했다. 수몰로 인한 이주 가구 역시 최소화한다.

일례로 가장 규모가 큰 수입천 다목적댐의 경우 수몰되는 민간 가옥이 전혀 없고, 댐 건설로 인한 상수원 보호구역 등 규제도 없다.

환경부는 다음 달부터 지역 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에게 궁금한 점과 우려 사항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소통해 나가면서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른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댐 후보지를 반영하고 댐별로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의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댐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이 확정된다.

김 장관은 "댐 건설은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의 기후 위기를 고려할 때 더 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며 "당면한 기후위기에 미래세대를 위한 물그릇을 만드는데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지혜를 보아가겠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