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소형 전기 SUV EV3 외관 [기아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기아의 ‘EV 시리즈’ 신모델인 소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3가 출고 일주일 만에 2000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EV3는 지난달 23일 본격 출고를 시작한 이후 같은 달 31일까지 1975대가 팔렸다. 이는 상용 모델을 포함해 7월 한 달 기준 국내 전체 전기차를 통틀어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차 판매 2위부터 5위까지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1764대), 기아 레이 EV(1407대)와 EV6(1344대), 현대차 포터 EV(1032대)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쟁쟁한 경쟁 전기차 차종이 잇따라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라며 “EV3의 흥행은 기존 전기차 모델들의 초기 판매량을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흐름이 지속해서 이어진다면 전기차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 ‘게임 체인저’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EV3의 흥행 비결로 먼저 가격 경쟁력을 꼽는다. EV3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스탠다드 모델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GT 라인 4666만원, 롱레인지 모델 ▷에어 4650만원 ▷어스 5013만원 ▷GT 라인 5108만원이다.

여기에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할 경우 고객들이 스탠다드 모델은 3000만원 초중반, 롱레인지 모델은 3000만원 중후반까지 내려간다. 고객 접근이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함으로써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EV3는 전국의 지자체 가운데 63% 지역에서 스탠다드 에어 모델이 2000만원 후반대 이하, 롱레인지 에어 모델은 3000만원 초반대 이하로 각각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남 거창군의 경우 EV3 스탠다드 에어 모델은 2400만~2500만원대 가격으로, 롱레인지 모델은 2000만원 후반에서 30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실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소형 전기 SUV EV3 실내. [기아 제공]

정원정 기아 부사장은 지난달 23일 미디어 행사에서 “EV3는 전기차 대중화 모델로 상위 차종에만 적용되던 하이테크 기술을 대거 적용해 상품성을 높여 캐즘 현상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흥행에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가능거리와 편의사양도 장점으로 꼽힌다. EV3는 81.4㎾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 기준 501㎞에 이르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갖췄다. 아울러 기아 전기차 최초로 탑재한 ‘기아 AI(인공지능) 어시스턴트’와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등 혁신 사양으로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 처음으로 적용된 ‘아이페달(i-Pedal) 3.0’과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도 눈여겨 볼 만하다. 아이페달 3.0은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가감속과 정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존의 아이페달 기능이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스마트 회생 시스템 3.0’은 앞선 차량과의 거리와 내비게이션 등 여러 정보를 활용해 자동으로 감속하는 기능이다.

기아 관계자는 “EV3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공해 더 많은 고객이 전기차를 접하게 함으로써, 전기차 대중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EV3는 지난 6월 4일 본계약을 시작한 이후 3주 만에 1만대 이상의 판매 계약을 달성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가격과 디자인, 품질 및 주행 성능 등 다양한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선정한 ‘7월의 차’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