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 女 복서 펀치 맞고 46초 만에 기권…IOC “문제 없다”[파리2024]
2024-08-02 10:47


기권한 뒤 슬퍼하는 안젤라 카리니(파란 옷)와 'XY 염색체' 선수 이마네 칼리프(빨간 옷). [EPA=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경기에서 ‘XY 염색체’ 선수와 대결한 ‘XX 염색체’ 선수가 46초만에 기권패한 것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입장을 내놨다. 성별 논란이 더욱 가열됐지만 IOC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갖고 여자 복싱 경기에 정상 출전한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와 린위팅(28·대만)에 대해 2일(한국시간) 성명을 발표했다. IOC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오히려 “두 선수가 받는 학대 행위에 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운동할 권리가 있다”며 “파리 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대회 출전 자격과 참가 규정, 의료 규정을 준수해야 하고 이번 대회는 이전과 동일하게 ‘여권’을 기준으로 성별과 나이를 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규정(여권 기준)으로 지금까지 172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복싱 난민팀, 개인중립자격선수(AIN) 소속 1471명이 참가해 2000여번의 경기를 치렀다”며 “2023 유러피언게임, 아시안게임, 팬아메리칸게임 등 종합 국제대회와 올림픽 예선 대회에도 적용됐다”고 소개했다.

예전부터 이어온 기준에 따라 칼리프와 린위팅이 파리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으므로 두 선수의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앞서 국제복싱협회(IBA)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에 대해 실격 처분했다. 당시 IBA 측은 칼리프와 린위팅이 생물학적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IOC는 IBA의 결정을 비판했다. IOCS는 “(당시) 두 선수는 IBA의 갑작스럽고 자의적인 결정의 피해자였다”며 “정당한 절차 없이 실격 처분을 받았었다”고 지적했다.

IOC는 “웹사이트에 공개된 IBA 회의록에 따르면 해당 결정은 IBA 사무총장과 CEO가 단독으로 내린 것”이라며 “IBA 이사회는 한참 뒤에 이를 승인했고, 향후 유사 사례에서 따라야 할 절차를 수립해 IBA 규정에 반영할 것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두 선수에 관한 공격은 자의적인 결정에 근거하고 있다”며 “경기 중 자격 규정이 변경되면 안 된다. 모든 규정 변경은 적절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칼리프는 성별 논란 속에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카리니와 여자 66㎏급 16강전을 치렀고, 일방적인 경기 끝에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냈다.

경기 시작 직후 카리니는 칼리프의 주먹에 얼굴을 가격당했다. 카리니는 코너로 돌아가 헤드기어를 고쳤지만 곧 눈물을 흘리며 기권을 선언하고 링을 떠났다. 카리니는 “코에 강한 통증을 느껴서 더 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IOC는 지난해 심판 편파 판정, 재정난, 승부조작 등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낸 IBA에 징계를 내렸다. 파리 올림픽 복싱 종목은 IOC가 설립한 임시기구, 파리 복싱 유닛(PBU)이 주관하고 있다.

아울러 IOC는 각국 복싱 연맹이 새로운 국제 연맹을 창설하지 않으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복싱을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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