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1호 촉탁 계약직’ 헝가리 파견…“정년퇴직자 제2의 인생 지원”
2024-08-05 10:25


박종광 에코프로비엠 포항설비 수석 [에코프로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에코프로가 최근 창사 이래 첫 정년 퇴직한 박종광 에코프로비엠 포항설비 수석을 촉탁 계약직으로 전환해 헝가리 공장에 파견한다고 5일 밝혔다. 오랜 기간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퇴직 직원의 ‘세컨드 잡’을 지원하고, 퇴직자의 공정 지식과 노하우를 해외 첫 생산기지인 헝가리에 전파하기 위해서다.

에코프로는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산 5만4000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촉탁 계약직이란 정년퇴직자의 전문성을 살려 회사에서 더 일할 수 있도록 계약직으로 전환해 고용을 연장하는 제도다.

박 수석은 1986년 육군 3사관학교에 입학해 장교로 근무하다가 1998년 대위로 전역했다. 군 전역 후 중소 건설회사와 방위산업체 등에서 일하다가 지난 2009년 3월 에코프로비엠의 충북 오창 양극재 공장(CAM1) 생산팀 조장으로 입사해 15년간 근속했다.

박 수석은 제대군인 출신으로 몸에 밴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2008년 건설된 충북 오창 양극재 공장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공장은 에코프로가 삼성SDI에 공급하는 NCA 양극재를 처음으로 양산했던 곳으로 박 수석의 초창기 업무는 설비 디자인과 공정 안정화였다.

박 수석은 군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해안경비, 수방사 등 전국 곳곳에서 근무하면서 소통과 희생의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1987년 강원도 철원의 모 부대 소대장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혹한기 훈련 중 유독 추위에 약한 부대원에게 사비로 침낭을 사줘서 부대원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이 발생 때는 한 달 넘게 퇴근 없이 작전상황을 지휘하면서 부대원들과 동고동락했다.

박 수석은 1997년 전역한 이후 1998년 중소 건설회사 현장 반장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외환위기(IMF)가 닥치면서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박 수석은 군에 방탄복 등 비품을 공급하는 방위산업체에 경력 입사하고 1년 뒤 관련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가 빚더미에 올라서는 아픔도 겪었다.

이후 박 수석은 은행 이자를 갚기 위해 호구지책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도금 회사에 입사했지만, 이곳에서도 입사 몇 년 만에 경영난으로 정리해고를 당했다. 그 이후에 지인을 통해 경력 입사한 곳이 에코프로비엠이었다.

박 수석은 “CAM-1 플랜트 직원들과 땀 흘리며 제조한 NCA020 첫 양산품 생산 후 출하할 때, 설비기술팀에서 근무했다”며 “동료들과 함께 공장 설비 디자인부터 설치까지 직접 참여해 설비를 안정화하고 정상 가동을 시킨 순간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신의 퇴임 이후 생활을 고민한 박 수석은 헝가리 공장 착공을 보면서 헝가리에서 퇴임 이후 생활을 구상하기로 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해외 첫 생산기지인 헝가리 양극재 공장의 조기 셋업을 위해 박 수석과 같은 경험 많은 직원들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정년퇴직자의 제2의 인생을 지원하고자 박 수석의 헝가리 파견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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