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월세 100만원 이상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매매·전세 가격이 지속해서 고꾸라지며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피스텔 시장이 월세만 ‘나홀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월세 중위가격이 반 년 사이 1만원 넘게 오른 상황이다.
8일 한국부동산원 오피스텔 시장 관련 지수를 살펴보면 오피스텔 매매·전세가격지수는 2022년 중순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22년 6월 104.13을 기록했는데 올해 6월 기준 99.07까지 떨어졌다. 전세가격지수 역시 2022년 7월 104에서 지속 하락해 올 6월 기준 99.39까지 고꾸라졌다.
반면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99.66이었던 월세가격지수는 올 6월 100.47까지 치솟았다. 실제 월세 중위가격도 6개월 째 상승 중이다. 전국 오피스텔 중위 월세가격은 올해 1월 기준 74만2000원이었으나 6월에는 75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월세 상승폭은 더 커졌다. 같은 기간 서울 월세 중위가격은 85만5000원에서 86만6000원으로 상승해 전국 상승률을 웃돌았다 . 서울 도심·동남권의 경우 월세 중위가격이 100만원 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6월 기준 중위월세가격은 서울 도심권이 105만4000원, 동남권이 108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월세만 오르고 보증금 변동은 크게 없는 추세다.
대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대학가도 월세가 2년 전보다 5~10만원은 뛴 상황이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A오피스텔 전용 30㎡은 지난달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5만원에 월세 계약이 이뤄졌는데 2년 전에는 월세가 5만원 저렴했다. 왕십리와 가까운 중구 황학동 B오피스텔 전용 22㎡도 2022년 5월에는 1000만원 보증금에 65만원의 월세만 내면 됐지만 올해 5월에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5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이처럼 오피스텔 시장이 월세만 상승하는 상황에서 저가 매수, 월세 수요 등으로 오피스텔 거래량은 오르는 모양새다. 서울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 오르면서 매수세가 비아파트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5월 전국 부동산 유형별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면 5월 오피스텔 거래량은 직전월 대비 14.2% 오르며 동기간 전체 부동산 유형 중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오피스텔 거래금액은 5295억원으로 전월 대비 2.6%의 상승을 나타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A씨는 “전세는 보증보험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전세사기 우려도 여전히 존재해, 대학가는 월세로 임대를 맞추는 오피스텔 임대인 수요가 늘어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6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은 6.12%로 201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1년 치 월세로 환산한 비율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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